반기문 총장·김용 총재 "우리는 브로맨스"
지난 15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18번가에 있는 세계은행 빌딩 1층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UN과 세계은행 간 전례 없는 긴밀한 협력에 대해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감사를 표시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각국의 주요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국제기구의 두 한국인 수장은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반 총장과 김 총재가 두 기구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의 오지를 방문한 장면을 담은 특별한 비디오도 상영됐다. 비디오에는 김 총재가 UN 로고가 찍힌 모자를 쓰고 반 총장과 함께 환하게 웃는 장면도 나왔다.

이날 김 총재는 자신이 반 총장을 평소 ‘선배님’으로 부른다고 밝히면서 반 총장의 겸손함과 근면함, 유머감각, 그리고 탁월한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반 총장이 아니었더라면 지난해 12월 타결된 파리 기후협정도 어려웠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김 총재와 나와 같은 사이를 부르는 21세기 용어가 있는데 바로 ‘브로맨스(bromance:이성애자인 남성 간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용어)’”라며 “그런데 사실 우리의 관계는 그보다 훨씬 깊고 넓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