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캘퍼스는 전 국민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국가 단위의 연기금이 아니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국 내 주식 투자 비중이 1% 미만으로 높지 않아 의결권 행사가 주식시장과 개별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투자 비중이 18.5%(95조원)에 달한다. 5% 이상 보유 기업이 250여곳, 10% 이상 기업도 60곳이 넘는다. 복재인 윌리스 타워스왓슨 아시아 연기금·국부펀드 담당 부사장은 “자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연기금은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 경영에 대한 정치권 개입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4위 연기금인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APG)는 자국의 투자 비중을 크게 낮춘 이후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했다. 일본 공적연금(GPIF)과 호주 퇴직연금(Super Annuation)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의결권 행사를 위탁 운용사에 위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글로벌 연기금들이 의결권 행사를 전문 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국내 다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부정적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