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잇따른 지진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등하고 있다.

18일 엔·달러 환율은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며 107엔대로 떨어졌다. 미국이 엔화 강세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한 데다 산유량 동결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엔화 강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께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7.92엔 선을 맴돌고 있다. 오전 11시10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주말보다 달러당 1.22엔 하락한 108.07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년5개월 만에 107엔대로 떨어졌다. 다만 하단이 지지되며 추가로 낙폭을 확대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엔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 약세를 용인하던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추가 개입 예고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의 면담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엔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은 정상적인 것"이라며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일본 정부의 환시 개입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에 무게를 실으며 당분간 엔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 산유량 동결 불발 소식 등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키우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을 합의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타르 정부 관계자는 "동결에 합의하기 전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17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합의 실패에 장중 6% 넘게 떨어져 40달러선이 붕괴됐다.

같은 시간 원·엔 환율은 1066.78원에 거래중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