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관련 기자 회견을 열고 자체브랜드(PB)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이하 와이즐렉) 피해자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보상 전담 조직 설치와 재원 마련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해 인과관계를 밝히고 피해자와 협의를 시작하기 전 100억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피해 보상 추진이 롯데그룹 차원의 결정이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롯데마트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둔 시기다. 시기적으로 진정성에 의문이 간다는 의견이 있다.

사과 및 피해 보상 관련 약속이 너무 늦은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진상 규명 여부 등을 빨리 해결하려고 했던 부분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는 늦어서 안된다는 심정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씀드린다.

▷ 옥시레킷벤지커 등 여러 다른 제품을 사용했다가 사고 당한 분들에 대한 보상은?

여러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할 듯 하다. 여러 제품 사용자에 대한 보상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없어야 한다고 본다. 검찰 수사에서 더 구체적인 사안이 나오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 피해를 보신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하나의 원칙만 가지고 경직되게 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원칙을 정하되 유연하게 협의하겠다.

▷ 이번 피해 보상은 롯데그룹 차원에서의 결정일 듯 싶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언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사안에 대해 결정을 잘 못하고 시간이 흘렀을 뿐, 결정은 전적으로 제가 책임을 지고 있는 롯데마트의 결정이었다.

▷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와이즐렉으로 인한 사망자 22명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피해자는 몇명인가.

진상위원회에서 피해자들의 정확한 평가를 실시했으나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관련회사에 일괄 통보되거나 한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와이즐렉으로 인한 피해자의 정확한 숫자나 내용이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더 정확히 파악할 것이다.

현재 롯데마트를 상대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한 6명 중 3명 정도는 타결이 된 상태다. 나머지 피해자들을 상대로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다.

▷ 피해보상과 관련해 더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달라.

피해 보상 절차 관련해서는 뚜렷하게 명시하는 게 도리라고는 생각했으나 현실적으로 정리하기 쉽지 않았던 부분은 양해 바란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먼저 연락해 협의를 시행할 계획이다.

피해 규모, 범위 등이 복잡해 전담 조직에서 유연하게 관련자, 시민단체와 협의하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담 조직 설치 등 보상 기준을 만들기 위해 제 3의 전문기관에 의뢰, 판단해 정립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예단할 수 없지만 상당히 큰 금원들이 보상금액으로 준비돼야 한다고 보고, 재원 보상을 적극 추진하겠다.

▷ '인과관계를 포함해 진상이 밝혀지는 대로'라고 김 대표가 언급했는데 정부에 넘기는 부분이 있는 듯 하다.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자와의 인과 관계를 인정하는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품을 준비하고 진행했는데 그로 인해 이런 피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검찰이 수사한 내용에 대해 존중할 생각을 갖고 있다.

▷ 검찰 조사 결과 귀책사유가 발생하면 당연히 보상이 진행돼야 한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검찰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피해를 본 분들이 발생해 조금 더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말을 드린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진위 여부 등 이런 부분을 논할 시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관련 보상은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추진했고, 신동빈 회장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관련 피해보상과 관련해 전적으로 본인이 결정한 사안이다. 신동빈 회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 알고 있지만 해결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 피해 보상 금액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PB 제품 제조사 및 원료 공급처에는 구상권을 청구할 건지 등의 대응이 궁금하다.

피해 보상규모와 관련해서는 얼마나 될 지 예상하기 힘들다. 100억원 정도의 재원은 마련하고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PB 제품의 제조사 및 원료 공급처 등과의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우선적으로 피해자들과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
[일문일답]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 그룹과 별개 결정…재원 100억 마련"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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