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아닌 더민주가 '법조당'
300명의 20대 국회 당선자 중 법조인은 49명(16.3%)으로 전체 직업군 가운데 가장 많다. 각 당이 공천과정에서 직군 다변화 차원에서 법조인 수를 줄이려 했지만 19대 총선 때보다 7명 더 늘었다. 법조인의 목소리가 더 커지게 됐다는 의미다.

법조인은 지역구에서 46명, 비례대표에서 3명이 당선됐다. 이 가운데 초선은 총 17명(34.7%)으로 법조인 가운데 가장 많았다. 초선 당선자 132명 중에서도 법조인이 차지하는 비중(12.9%)이 정치인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가장 많다. 더민주는 당선자 123명 중 22명(17.9%)이 법조인이었다. 이 가운데 8명이 초선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법조인 수가 많아 ‘법조당’으로 불렸던 새누리당은 당선자 122명 중 15명(12.3%)으로 더민주보다 적다. 초선 당선자가 3명에 불과해 역전당한 것이다. 더민주가 법조당이 된 것이다.

국민의당은 법조인 당선자 수가 3당 중 가장 적지만 당내 비중은 가장 높다. 당선자 38명 중 11명(28.9%)이 법조인이다. 이 가운데 6명이 초선이다. 법조인을 그만큼 많이 공천했다는 의미다.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비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16대 국회에서 42명이었다가 17대 54명, 18대 58명으로 점점 늘었다가 19대에 42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 다시 늘어났다.

17명의 법조인 출신 초선 당선자는 검사, 변호사, 판사 순이었다. 검사 출신은 8명으로 새누리당 곽상도 최교일, 더민주 금태섭 백혜련 송기헌, 국민의당 김경진 이용주 당선자 등이다. 더민주 안호영, 국민의당 박주현 김삼화 당선자는 변호사 출신이고, 국민의당 송기석 손금주 당선자는 판사 출신이다.

국회에 새로 입성한 의원 가운데 사법시험 기수가 가장 낮은 ‘신참’은 더민주에서 비례 5번을 받아 새로 당선된 이재정 당선자와 같은당 박주민 당선자(서울 은평갑)로 사시 45회 동기다. 반면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새누리당 당선자(대구 동갑)는 사시 24회로 고참이지만 초선이다.

법조인 가운데 선수(選數)가 가장 높은 정치인은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광주 서을·사시 18회)으로 이번에 6선 고지에 오른다. 전체 법조인 출신 의원 중 사시 기수가 가장 높은 당선자는 진영 더민주 의원(서울 용산)으로 17회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