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100억원대 유상증자를 하자마자 해외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로 빼돌린 일당이 붙잡혔다. 사주와 회계사, 사채업자가 짜고 범행을 벌인 지 5년이 지나서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디웍스글로벌 사주 김모씨(57)와 대표 한모씨(55), 회계사 유모씨(47), 이사 김모씨(43), 사채업자 박모씨(49) 등 다섯 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2010년 말 부품 도매업체 디웍스글로벌이 실적 부진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하자 유상증자를 활용한 가장납입을 계획했다.

디웍스글로벌은 최대주주 등을 대상으로 185억원을 증자한 뒤 납입금으로 미국 법인 디웍스엔터프라이즈를 155억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실제로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155억원짜리로 포장해 자금을 빼돌렸다. 사채업자에게 빌려 마련한 증자 대금은 회사 계좌에 20분도 머물지 않았고, 사채업자 빚을 갚는 데 쓰였다. 일당들은 증자를 통해 받은 신주를 팔아 41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반면 일반주주들은 회사 주가가 급락한 뒤 퇴출되면서 손실을 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