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연단에 처음 서는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 전설리 기자 ]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이 사장이 공식 석상에서 연설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4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처음 열린 뒤 올해 한국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명품업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한다. 이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 패션산업의 세계화 방안과 한국 문화가 아시아 패션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재능있는 디자이너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삼성물산은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을 운영한다. 매년 재능있는 신인 디자이너들을 선정해 지원한다. 디자이너 정욱준 스티브J 요니P 등이 SFDF 출신이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공개된 자리에서 연설이나 강연을 한 적이 없다. 그동안 주로 후방에서 미래 전략을 짜는 기획 업무 등을 담당해 대외적으로 나설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영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는 역할이 달랐던 것이다. 삼성물산 고위 관계자는 “신년회 같은 사내 행사에서도 무대에 올라 발언한 적이 없는 이 사장이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라고 판단해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이번 결정은 행사를 기획·주관한 수지 멘키스 인터내셔널 보그 편집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멘키스는 작년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비공식적으로 이 사장을 만나 기조연설을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세계 패션업계에서 위상이 높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인 그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패션협회로 여겨지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의 이사회 멤버다. 이 사장은 여기에서도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보다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등의 중국 진출을 추진중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