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경마 선진국!…한국 말산업 5년 내 60% 성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마 세계화'초석 다진 현명관 마사회 회장
한국경마 '파트2' 공식 승격…'세계 경마 OECD國' 반열에
대상 입상 경주마 몸값 껑충 …경마 중계 해외수출도 '탄력'
승마 대중화 등 적극 추진
'경마=도박' 꼬리표 떼고 건전한 가족 레포츠 정착
한국경마 '파트2' 공식 승격…'세계 경마 OECD國' 반열에
대상 입상 경주마 몸값 껑충 …경마 중계 해외수출도 '탄력'
승마 대중화 등 적극 추진
'경마=도박' 꼬리표 떼고 건전한 가족 레포츠 정착
“국제경마연맹(IFHA)과 국제경주마경매회사협회(SITA)가 이달 초 한국 경마를 ‘파트2’로 공식 승격시켰습니다. 국가로 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것과 비슷한 거죠. 한국 경마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경주마와 경주 수출이 탄력을 받아 말산업 규모가 5년 뒤에는 5조원을 넘어설 겁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75)은 20일 경기 과천의 마사회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 말산업 규모는 3조2000억원. 5년 안에 6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 회장은 말산업 성장을 위해 ‘승마 대중화’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경마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포츠로 탈바꿈시켜 ‘경마=도박’이라는 꼬리표도 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 경마, 선진국 대열 진입
2013년 취임한 현 회장은 “한국 말산업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나는 한국 경마의 수준을 파트2로 승격시키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마사회 조직에 경쟁과 성과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문화를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삼성물산 회장을 지낸 ‘삼성맨’ 출신답게 그는 “말(馬) 빼고 모두 다 바꾸자”고 밀어붙였다.
한국 경마는 그동안 오스트리아·폴란드·네덜란드 등과 함께 ‘파트3’ 국가로 분류돼 있었다. 파트3은 경마를 시행하는 100여개 국가 중 중진국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국내 경주에서 우승해도 국제무대에서는 변방 취급을 받았다. 현 회장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승격을 추진했다”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경주마 평가기준(레이팅 제도)을 국내에 도입하고 외국산 말과 국산 말을 함께 경주에 뛰게 하는 등 국제화·개방화를 통한 ‘맷집 키우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말산업 위축을 우려하는 마주협회,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들에게 현 회장은 야구를 예로 들며 설득했다. 그는 “외국 선수가 들어오면서 국내 야구선수의 경쟁력이 강해졌고, 그 결과 박찬호 추신수 같은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거액을 받고 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트2 승격에 따라 오는 7월1일 이후 열리는 ‘그랑프리’ ‘대통령배’ 등 5개 대상경주는 한국 경마 최초로 ‘블랙타입 경주’로 등재될 예정이다. 현 회장은 “블랙타입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낸 순위마(1~3위)의 몸값은 ‘금값’이 된다”며 “국내 경주마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말산업 규모는 3조2303억원이다. ‘파트1’ 국가인 독일은 7조원, 이웃 일본은 28조원이 넘는다. 현 회장은 “말 수출과 함께 경마 중계 수출도 탄력을 받으면 5년 뒤 5조원 이상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소년 승마 통해 ‘말타기 문화’ 전파
미국 일본 독일 등 말산업 선진국에선 승마가 대중적인 레포츠로 자리잡았다. 현 회장도 승마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관람을 주로 하는 경마와 달리 승마는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고 즐기는 스포츠”라며 “승마 확산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가 다음달 28일 개막하는 ‘2016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승마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현 회장은 “승마 대중화를 위해선 어린아이부터 말과 친숙해져야 한다고 판단해 정식종목 채택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는 또 전국 주요 승마클럽에서 유소년 승마단을 창단해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경마=도박’ 꼬리표 떼겠다”
현 회장은 2년간 한국마사회를 이끌어온 자신에게 ‘B학점’을 줬다. 그는 “조직의 변화는 아래에서 위로 이뤄져야 효율성이 높고 바람직한데 지금까지는 위에서 아래로 변화를 주도해온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마=도박’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을 크게 개선하지 못한 점도 우수 학점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
현 회장은 “올해엔 경마를 건전한 레포츠 문화로 바꾸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과천 렛츠런파크서울 안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고, 전국 30개 화상경마장에 문화센터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0억원을 투입한 말 테마파크는 오는 9월 개장할 계획이다. 또 3~4곳의 화상경마장을 선정해 ‘백화점급 문화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 회장은 “백화점 문화센터 수준으로 시설과 콘텐츠를 구성해 화상경마장을 지역 커뮤니티센터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com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75)은 20일 경기 과천의 마사회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 말산업 규모는 3조2000억원. 5년 안에 6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 회장은 말산업 성장을 위해 ‘승마 대중화’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경마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포츠로 탈바꿈시켜 ‘경마=도박’이라는 꼬리표도 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 경마, 선진국 대열 진입
2013년 취임한 현 회장은 “한국 말산업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나는 한국 경마의 수준을 파트2로 승격시키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마사회 조직에 경쟁과 성과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문화를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삼성물산 회장을 지낸 ‘삼성맨’ 출신답게 그는 “말(馬) 빼고 모두 다 바꾸자”고 밀어붙였다.
한국 경마는 그동안 오스트리아·폴란드·네덜란드 등과 함께 ‘파트3’ 국가로 분류돼 있었다. 파트3은 경마를 시행하는 100여개 국가 중 중진국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국내 경주에서 우승해도 국제무대에서는 변방 취급을 받았다. 현 회장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승격을 추진했다”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경주마 평가기준(레이팅 제도)을 국내에 도입하고 외국산 말과 국산 말을 함께 경주에 뛰게 하는 등 국제화·개방화를 통한 ‘맷집 키우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말산업 위축을 우려하는 마주협회,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들에게 현 회장은 야구를 예로 들며 설득했다. 그는 “외국 선수가 들어오면서 국내 야구선수의 경쟁력이 강해졌고, 그 결과 박찬호 추신수 같은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거액을 받고 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트2 승격에 따라 오는 7월1일 이후 열리는 ‘그랑프리’ ‘대통령배’ 등 5개 대상경주는 한국 경마 최초로 ‘블랙타입 경주’로 등재될 예정이다. 현 회장은 “블랙타입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낸 순위마(1~3위)의 몸값은 ‘금값’이 된다”며 “국내 경주마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말산업 규모는 3조2303억원이다. ‘파트1’ 국가인 독일은 7조원, 이웃 일본은 28조원이 넘는다. 현 회장은 “말 수출과 함께 경마 중계 수출도 탄력을 받으면 5년 뒤 5조원 이상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소년 승마 통해 ‘말타기 문화’ 전파
미국 일본 독일 등 말산업 선진국에선 승마가 대중적인 레포츠로 자리잡았다. 현 회장도 승마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관람을 주로 하는 경마와 달리 승마는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고 즐기는 스포츠”라며 “승마 확산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가 다음달 28일 개막하는 ‘2016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승마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현 회장은 “승마 대중화를 위해선 어린아이부터 말과 친숙해져야 한다고 판단해 정식종목 채택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는 또 전국 주요 승마클럽에서 유소년 승마단을 창단해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경마=도박’ 꼬리표 떼겠다”
현 회장은 2년간 한국마사회를 이끌어온 자신에게 ‘B학점’을 줬다. 그는 “조직의 변화는 아래에서 위로 이뤄져야 효율성이 높고 바람직한데 지금까지는 위에서 아래로 변화를 주도해온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마=도박’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을 크게 개선하지 못한 점도 우수 학점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
현 회장은 “올해엔 경마를 건전한 레포츠 문화로 바꾸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과천 렛츠런파크서울 안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고, 전국 30개 화상경마장에 문화센터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0억원을 투입한 말 테마파크는 오는 9월 개장할 계획이다. 또 3~4곳의 화상경마장을 선정해 ‘백화점급 문화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 회장은 “백화점 문화센터 수준으로 시설과 콘텐츠를 구성해 화상경마장을 지역 커뮤니티센터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