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새 회계기준 도입…보험사 M&A 촉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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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IFRS4 '발등의 불'…보험사들 준비 '초등생'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해
자본여력 확충한 보험사는 중·소형사 인수 적극 나설 것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해
자본여력 확충한 보험사는 중·소형사 인수 적극 나설 것
“국내 보험사들의 국제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 대비는 초등학생 수준입니다. 앞으로 4년간 기존 경영전략을 전면 수정해 새로운 회계와 감독 기준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생존의 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김연중 교보생명 IFRS4 태스크포스(TF) 부장은 20일 ‘한경 마켓인사이트 포럼’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서 “경영진뿐 아니라 상품, 판매, 자산운용, 경영지원 등 모든 임직원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새 회계기준, 보험업계 ‘태풍의 눈’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IFRS4 2단계 도입이 단순한 회계제도 변경이 아니라 국내 보험산업 재편까지 초래할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해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보험리스크업무팀장은 “자본 확충 등으로 IFRS4 2단계 도입을 사전 대비하지 않으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능력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국내 보험산업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로 평가하고 있는 부채(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를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해 부채가 급증하고 자본이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부장은 “2014년 회계 자료로 IFRS4 2단계 도입을 가정해 새로운 재무제표를 작성했더니 당초 예상보다 자본금이 훨씬 더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며 “회사 경영진도 그제야 IFRS4 2단계 대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014년 4월부터 IFRS4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 개편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지주사 M&A에 적극 나설 듯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 도입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보험사들의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형화와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종호 딜로이트안진 대표는 “IFRS4 2단계를 체계적으로 대비해 자본 여력이 충분한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중·소형 보험사를 인수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반대로 건전성 비율이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병오 딜로이트안진 상무는 “보험사들에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장기 투자 상품이 필요하다”며 “보험사들이 채권 발행과 투자를 상호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금융지주사들이 한계에 처한 중소 보험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려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 은행 계열 지주사들이 보험사 M&A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2020년 IFRS4 2단계가 도입되기 전에 보험사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합병으로 자본이 확충되면 위기를 넘길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IFRS4 2단계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리스크 분석 체계와 역량이 선진화되면 보험 가입자들과 국내 보험산업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장은 “재무위험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보험사와 그렇지 못한 보험사의 평판, 실적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시스템 개발과 인력 양성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훈/좌동욱 기자 lizi@hankyung.com
김연중 교보생명 IFRS4 태스크포스(TF) 부장은 20일 ‘한경 마켓인사이트 포럼’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서 “경영진뿐 아니라 상품, 판매, 자산운용, 경영지원 등 모든 임직원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새 회계기준, 보험업계 ‘태풍의 눈’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IFRS4 2단계 도입이 단순한 회계제도 변경이 아니라 국내 보험산업 재편까지 초래할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해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보험리스크업무팀장은 “자본 확충 등으로 IFRS4 2단계 도입을 사전 대비하지 않으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능력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국내 보험산업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로 평가하고 있는 부채(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를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해 부채가 급증하고 자본이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부장은 “2014년 회계 자료로 IFRS4 2단계 도입을 가정해 새로운 재무제표를 작성했더니 당초 예상보다 자본금이 훨씬 더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며 “회사 경영진도 그제야 IFRS4 2단계 대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014년 4월부터 IFRS4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 개편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지주사 M&A에 적극 나설 듯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 도입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보험사들의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형화와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종호 딜로이트안진 대표는 “IFRS4 2단계를 체계적으로 대비해 자본 여력이 충분한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중·소형 보험사를 인수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반대로 건전성 비율이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병오 딜로이트안진 상무는 “보험사들에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장기 투자 상품이 필요하다”며 “보험사들이 채권 발행과 투자를 상호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금융지주사들이 한계에 처한 중소 보험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려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 은행 계열 지주사들이 보험사 M&A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2020년 IFRS4 2단계가 도입되기 전에 보험사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합병으로 자본이 확충되면 위기를 넘길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IFRS4 2단계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리스크 분석 체계와 역량이 선진화되면 보험 가입자들과 국내 보험산업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장은 “재무위험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보험사와 그렇지 못한 보험사의 평판, 실적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시스템 개발과 인력 양성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훈/좌동욱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