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새누리 경제활성화법안 재검토"…주승용 "파견법 어렵다"
4월 임시국회(4월21일~5월20일)를 맞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4·13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된 것이 대여 공세의 바탕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 등 새누리당이 추진해 온 경제 활성화법에 대해 ‘원점 재검토’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20일 당선자대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경제 활성화에 대해 국민들이 총선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국민의 뜻을 바탕으로 임시국회에서 정부·여당발(發) 경제 활성화법을 모조리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 93건에 대해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법은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했다.

임시국회에서 국민의당과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야권 연대가 아주 중요하다”며 “야권이 국회를 중심으로 경제와 나라를 살려 집권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개혁 4법과 관련, “3개 법은 여야가 합의하면 통과가 가능할 것 같지만 파견근로자법은 협상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근로자법 중 여야 간 이견이 많은 파견근로자법은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것은 19대 국회 내 처리하기 힘들겠지만 논의와 협상이 가능한 법안은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수세에 몰렸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만나 노동개혁 4법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원 원내대표는 회동 후 “노동개혁 4법을 한꺼번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하나라도 더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당과 협상 과정에서 쟁점 법안 일부를 양보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두 야당 중 국민의당이 쟁점 법안 처리에 협조해 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20대 총선 이후) 정치적인 상황이 바뀌어 새누리당이 밀어붙일 상황도 아니다”며 “국민의당이 노동개혁법 처리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쟁점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면 재적의원 60%의 동의를 받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을 놓고도 공수가 바뀌었다. 새누리당은 그간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적극적이었지만 최근 당내 일부에선 개정에 반대하거나 유보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과반이었던 19대 국회에선 국회선진화법이 여당의 발목을 잡았지만,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선 야당을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당제에선 어느 정도 필요했지만 다당제에선 불필요하다”며 “임시국회에서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종필/은정진/김기만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