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중 46%가 장애인
장애인의 날인 20일 손씨와 수화 영상통화와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직장 동료 중 내 또래도 있고, 엄마같이 나이가 많은 선배들도 있는데 모두 따뜻하게 대해준다”며 “직장에서 일하는 매 순간이 보람있고 즐겁다”고 말했다.
손씨가 포스코휴먼스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서울농학교 재학 시절 이 회사에서 직무체험 실습을 한 것이었다. 실습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은 그는 2012년 이 회사에 입사했다. 포스코의 사무지원과 클리닝 서비스, 정보기술(IT) 지원서비스, 건설·철강구조물 사업을 하는 포스코휴먼스는 전체 직원 중 46%인 191명이 장애인이다. 손씨와 같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해 지체·시각발달장애 등 13개 유형의 장애를 가진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언어 소통 수단이 수화뿐이던 손씨는 신입 시절 동료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평상시엔 간단한 수화를 하거나 입 모양을 보며 대화했지만,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땐 많이 당황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자신감도 떨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포스코휴먼스는 손씨를 위해 포항시 장애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주 1회씩 언어 치료를 받도록 했다. 또 필담보조기를 지급하고, 작업 현장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 공지사항을 문자로 안내했으며, 사내 행사와 교육 시 수화통역사를 배치했다.
손씨는 주말을 이용해 한 달에 세 번씩 포항 시내 장애인을 위해 이불 세탁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일터에서 얻은 게 정말 많아요. 비록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해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배웠죠. 앞으로도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베풀고 싶습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