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점프해 보세요, 진짜 성격이 보입니다
인물사진의 거장 필리프 홀스먼(1906~1979)은 중요한 인물을 촬영할 때마다 공중에 뛰어오르는 사진을 찍고 싶다며 점프(jump)를 부탁했다. 오드리 헵번은 두 팔을 젖히고 두 다리를 활짝 벌려 뛰어올랐다. 마릴린 먼로는 두 다리를 모아 줄넘기 하듯이 뒤로 감췄다. 팔, 다리, 몸의 위치와 표정 등에서 점프하는 사람의 성격적 특성이 드러났다. 홀스먼은 자세별 특성을 분석하며 ‘점프학’이란 새로운 심리학 분야를 주창했다.

《하나, 둘, 셋 점프!》는 헵번, 먼로, 그레이스 켈리, 리처드 닉슨, 살바도르 달리 등 홀스먼이 찍은 유명인사의 점프사진 200여장을 담았다. 홀스먼이 사진을 찍었을 때 일화와 자칭 ‘점프학자’로서 사진을 분석한 내용을 함께 실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들과 그 시대에 대한 애정 어린 시각적 기록이자, 무의식적인 몸짓의 심리를 읽어내는 흥미진진한 사진 심리 에세이다. (필리프 홀스먼 글·사진, 민은영 옮김, 엘리, 132쪽, 2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