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과 푸른 잎은 이 봄의 문신이다. 봄은 그런 문신들의 세계다. 밤하늘 구멍 사이로 새어나오는 별빛을 떠올리면, 아직도 저 차디찬 맹골수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그 이름 석 자를 수놓아도 죄 되지 않을까, 이 봄은 노랗게 아프다. 사월은 그렇게 우리에게 문신 하나를 새겨두었다. 잊지 말라고, 기억하라고 먼 바다의 파랑도 울고 있다.

이소연 시인(2014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