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5일 오후 7시30분

[마켓인사이트] 하림, 양재동 '파이시티' 새 주인 된다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가 올해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하림그룹에 매각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파이시티 부지 매각 수탁사인 무궁화신탁은 하림그룹과 세부 계약 사항을 논의 중이다. 공매 절차에 따라 양측은 이르면 이번주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지난 1월 9차 유찰된 공매 최저가인 4525억원으로, 하림 측이 계약금 10%를 낸 뒤 나머지 금액은 계약 한 달 이내에 조달하기로 했다.

파이시티 프로젝트는 2006년 시행사 파이시티가 양재동 화물터미널 용지(약 9만6000㎡)를 매입해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사업이다.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인허가 과정의 비리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 부족이 겹치며 좌초했다.

우리은행 등 대주단은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부지 매각을 시도했다. STS개발, 글로스타·라온 컨소시엄, 건인디앤씨 등이 참여했으나 입찰 참여자들이 자금 조달 역량을 증명하지 못하면서 거듭 유찰됐다. 하지만 이번에 극적으로 매수자를 찾아 대주단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파이시티 매각이 급물살을 탄 것은 서울시가 지난 2월 양재·우면동 일대를 연구개발(R&D) 지구로 육성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신세계와 롯데, 이랜드 등 대형 유통사 및 호반건설 KCC 등 건설사, 시행사 등이 부지 매입에 관심을 나타내던 중 “하림그룹이 전격적으로 낚아챘다”(금융권 관계자)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하림이 지난해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인수한 뒤 추가로 대형 투자를 결행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로 자산 규모가 4조7000억원에서 9조9000억원으로 늘어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선 상태다. 주요 사업은 곡물유통·해운·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가공·유통판매 등이다.

하림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복합 물류단지 부지를 물색하던 중 파이시티를 눈여겨봤다”며 “자세한 개발 계획은 최종 계약을 마무리한 뒤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