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반, 롤스로이스 공동 창업자 헨리 로이스가 직원들을 격려하며 한 말이다. 롤스로이스는 창업자의 이런 호소를 반영한 맞춤형 제작 방식인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외장 페인트 색상, 수십 가지 무늬와 색깔을 갖춘 시트용 가죽과 내장재 등을 조합해 4만4000여가지의 롤스로이스를 만들어내는 서비스다.
롤스로이스를 사려는 사람 중에는 ‘세상에 단 한 대뿐인 나만의 자동차’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 롤스로이스는 이런 고객의 요청에 부응한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한 여성이 평소 가장 좋아하던 샤넬의 핑크색 립스틱과 똑같은 컬러의 차량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롤스로이스의 자동차 도색 담당 부서는 수개월에 걸쳐 색상을 연구개발해 차량에 적용했다. 자신의 집 정원에서 자라는 사과나무를 차량 내부 장식에 써달라고 한 소비자의 요청을 수용하기도 했다.
롤스로이스 소비자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비스포크 프로그램인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는 차량의 천장을 1340개의 광섬유 램프로 장식해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또한 요청에 따라 특정 별자리로 천장을 수놓을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브랜드 품격에 맞는 최고급 재료만을 엄선해 사용한다. 세계 최고의 소재만을 찾아다니는 별도의 팀도 있다.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적용한 롤스로이스 한 대를 설계하고 만들어 내기까지 60여명의 장인이 450시간 이상 작업해야 한다. 롤스로이스의 시트는 탁 트인 고산 지대의 철조망 없는 목초지에서 방목해 키운 흠집 없는 황소 가죽만으로 제작한다. 차량 한 대에 15~18마리의 소가죽 원단을 사용하며, 색상 조화를 위해 염색 시간대도 맞춘다.
지난해 3월 스위스에서 열린 2015 제네바모터소에서 공개된 ‘팬텀 익스텐디드 휠베이스 세레니티 컬렉션’은 이런 롤스로이스의 고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레니티 컬렉션은 벚꽃을 수놓은 최고급 실크로 실내(사진)를 장식했다. 원재료인 명주실은 수세기에 걸쳐 명성을 유지해 온 중국 장쑤성의 방직업체에서 조달했다. 뒷좌석 도어 패널과 센터페시아 시계 등은 벚꽃 모양의 자개로 장식했고, 외부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페인트로 도색했다. 이 모델은 단 1대만 제작, 판매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