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가 올해 신임 교수 79명을 초빙하는 등 10년간 교수 700여명을 채용한다. 전체 교수 1205명 가운데 절반 이상(58%)을 교체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는 산업학사(2년제) 학위과정과 기능사(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8개 대학(34개 캠퍼스)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폴리텍대, 10년간 교수 700명 '물갈이'
26일 한국폴리텍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1998년 기능대학으로 출범할 당시 채용한 교수들의 정년(65세)이 다가옴에 따라 기계·전기 등 전통기술 중심 교과과정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발명특허 등 신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교수진을 대폭 교체할 계획이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게 교과과정을 개편하기 위해 올해 초 ‘학과 개편 및 교원 수급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교수 재임용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부적격 교수 퇴출 프로그램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교수 79명을 뽑을 계획이다. 채용 분야와 인원은 △전기·전자 67명 △IoT·스마트팩토리 등 신기술 분야 6명 △상담심리 및 인적 자원 개발(HRD) 6명 등이다. 27일 원서 접수가 끝나는 1차 채용에는 46명 모집에 257명(26일 현재)이 몰려 5.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국폴리텍대 교수 채용에서는 학력보다 산업체 현장 경력을 중시한다. 실무 경력 5년 이상에 ‘대학교원 자격 기준’을 충족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명장 기능장 기술사 등이 지원하면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올해부터는 교수 채용 과정에 인성검사를 도입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체 인성교육 프로그램 ‘참인(人) 폴리텍’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교수 지원자의 실력은 물론 인성도 검증하겠다는 게 대학 측 방침이다.

한국폴리텍대 교수 처우는 공립전문대 교수 수준으로 사립전문대보다 높은 편이다. 65세이던 정년이 2012년 이후 60세로 낮아졌지만 사립전문대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연구활동비 외에 학생 취업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이 이사장은 “공공 직업훈련기관으로서 기간산업에 종사할 기술인력 양성도 필요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신기술 인력을 키워야 한다”며 “‘제2의 장영실’을 키울 현장 전문가들이 많이 지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는 신기술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신임 교수를 대거 채용하는 것 외에 민간기업 박사급 연구원을 교수로 초빙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모 대기업과 퇴직 예정인 박사급 연구원을 교수로 임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채용이 이뤄지면 공공 직업훈련기관과 민간기업이 ‘윈윈’하는 산학협력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