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특허청 '변리사법 개정 반발'에 귀 기울여야
“저도 변리사지만 일부 젊은 변리사들이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왜 이렇게 반발하고 나서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특허청 관계자가 변리사들의 집단행동 방침을 두고 한 말이다. 변리사 100여명은 특허청이 발표한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해 27일 대전 특허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본지 4월20일자 A33면 참조

변리사업계는 요즘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럽다.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은 변리사로 등록하고자 하는 변호사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실무수습 교육기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의 상위법인 변리사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따로 교육받지 않아도 변리사로 일할 수 있었다.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하는 와중에 특허청과 변리사업계가 충돌했다. 특허청은 “변리사업계와 산업계, 학계 등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실무수습 기간 1년을 골자로 한 시행령을 확정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변리사들은 “시행령에 여러 실무수습 면제제도를 둬 변리사 자격증의 전문성을 훼손했다”며 “변호사는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최소 2년은 교육받아야 하고 여러 면제제도도 없애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변리사들은 특허청이 대한변호사협회 측 의견만을 대폭 수렴했다며 강하게 발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특허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특허청은 지난달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토론회를 연 바 있다. 특허청은 이 자리에서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변협 측 인사에게 발언권을 줘 변리사들이 집단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예비 변호사인 로스쿨생은 초청한 반면 변리사시험 응시생, 산업계와 과학기술계 인사는 한 명도 초청하지 않았다. 특허청은 시행령 개정안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태를 부풀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허청은 변리사들의 반발을 그저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하기보다 진지하게 경청해보려는 자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그게 주무 관청의 역할이다.

김인선 법조팀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