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수요예측 3000억 모집에 1조 이상 몰려…6조 빚 갚은 포스코, 회사채시장 '금의환향'
마켓인사이트 4월26일 오전 6시17분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포스코가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3000억원 모집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포스코가 지난 4년 동안 약 6조원의 차입금을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펼쳐온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다음달 3일 3000억원어치 회사채(만기 3년·5년) 발행을 앞두고 지난 25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 1조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만기별로 3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 발행에 6400억원, 5년 만기 1000억원 발행에 4100억원이 몰렸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이 맡았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총 발행 금액을 3년 만기는 3500억원으로, 5년 만기는 1500억원으로 각각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발행 금리는 채권평가회사들이 평가한 포스코 회사채 금리보다 3년 만기는 0.01%포인트, 5년 만기는 0.05%포인트 낮은 금리로 결정될 전망이다. 22일 기준 시가평가 금리를 적용하면 3년 만기는 연 1.772%, 5년 만기는 연 1.894%다.

이번 회사채 흥행은 기관투자가들이 그동안 포스코가 해온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부채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그동안 만기 도래한 2조원가량의 회사채를 모두 현금 상환했다.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도 적극 추진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비핵심 계열사 34곳을 구조조정하고 유휴자산을 매각하면서 2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14년 말 현재 연결재무제표 기준 22조3000억원까지 늘어난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6조6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포스코는 사실상 무차입 회사로 변신하는 데도 성공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포스코의 총차입금은 2011년 11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4년 동안 6조원의 부채를 갚은 것. 순차입금은 2011년 9조4540억원에서 지난해 3455억원으로 급감해 실질 재무부담 측면에서 무차입 상태에 가까워졌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용등급 상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6월 한국기업평가는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떨어뜨렸다. 국내 신용평가 30여년 역사상 AAA 등급 회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서기열/하헌형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