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송금·결제·쇼핑·검색…'톡' 하니 多되네!
카카오톡 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송금 결제 쇼핑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면서 다기능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다기능 메신저는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하면서 ‘챗봇’이나 개인비서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스마트&모바일] 송금·결제·쇼핑·검색…'톡' 하니 多되네!
대화창에서 곧바로 송금

[스마트&모바일] 송금·결제·쇼핑·검색…'톡' 하니 多되네!
카카오가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인 ‘카카오톡 송금’은 메신저 대화창에서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친구에게 곧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뱅크월렛 카카오’는 별도의 송금 앱(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해야 해서 번거로웠지만 이 서비스 출시로 이 같은 불편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톡으로 돈을 보내려면 미리 본인 인증을 거쳐 은행 계좌를 연동해 둬야 한다. 만약 연동 계좌가 없으면 현금 인출을 할 수 없지만, 받은 돈을 온라인 제휴 가맹점 등에서 쓸 수는 있다. 송금 한도는 뱅크월렛 카카오의 한도(하루 최대 30만원)보다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 송금 서비스에는 신한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 10곳이 참여할 전망이다.

문자 보내면 예약·예매도 척척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텍스트팩토리는 이달 초 카카오톡과 단문서비스(SMS)를 기반으로 한 개인비서 서비스인 ‘문비서(사진)’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사용자로부터 다양한 요청을 받아 각종 심부름을 대신 해준다. 지난 9개월간의 베타 서비스 기간에 1만명 이상이 이용했다. 문비서에 요청한 내용은 정보 검색, 식당 예약, 물건 구매, 꽃배달, 퀵서비스, 교통편 예매 순이었다. 주이용 연령층은 20대 후반에서 40대까지로, 특히 30대 남성이 많았다. 정식 서비스에는 베타 서비스 동안 운영 경험과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보스’라는 새로운 회원제를 도입했다. 문비서는 작년 말 세차, 세탁, 음식 배달 등 6개 분야에서 이사, 가사도우미, 번역, 보험, 여행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홈쇼핑 보다가 카톡으로 주문

GS샵은 지난해 말부터 LG CNS, 카카오와의 제휴를 통해 홈쇼핑 ‘톡주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자동주문전화(ARS)나 상담원을 통한 전화 주문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위해 마련했다. 전화로 상담원의 안내음성과 번호 선택을 오가며 주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카카오톡으로 채팅 하듯이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ARS를 이용하면 주문을 완료하는 데 3~4분 정도 걸리지만 GS샵 톡주문은 1분 이내에 가능해 주문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GS샵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팅창에서 ‘주문’을 입력하거나 ‘상담원 아이콘’을 클릭하고 톡주문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방송 중인 상품의 상세 페이지 및 방송 영상을 볼 수 있는 링크 메시지가 나타나면서 주문이 시작된다. 이어 상품 옵션, 배송지, 결제 방법 등을 선택하는 안내 메시지에 따라 차례로 해당 번호를 채팅창에 입력하면 주문이 끝난다. GS샵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현재 방송 중인 GS샵 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TV를 볼 수 없는 곳에서도 카카오톡으로 홈쇼핑 방송을 즐기면서 주문할 수 있다.

온라인 몰에서 판매자와 채팅

네이버는 오프라인 매장 쇼핑 플랫폼인 ‘쇼핑윈도’에서 판매자에게 편리하게 문의할 수 있는 채팅 플랫폼인 ‘네이버 톡톡’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 앱이나 친구 추가 없이 네이버 아이디만으로 간편하게 판매자와 채팅할 수 있다. 해당 제품 결제는 물론 주문 이력 조회, 상담 불가 시 ‘부재중 설정’, 상담 고객별 특징을 기록하는 메모 등 판매자에게 유용한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달부터 톡톡 기능의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AI를 도입할 예정이다. 반복적인 질문에 대해 AI가 학습한 뒤 매장 직원 대신 답변해주는 방식이다. 다소 복잡한 질문을 자연어 처리 과정을 거쳐 대응하는 고도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채팅 봇’으로 진화

이처럼 AI가 상담원 역할을 대신하는 챗봇은 해외에서 관심이 더 높다. 중국 최대 메신저인 위챗은 말만 걸면 음식 주문이나 호텔·항공권 예약을 해주는 챗봇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신세대 메신저인 킥(KiK)은 의류유통·기상정보 업체 등과 손잡고 다양한 챗봇을 구매하는 ‘챗봇숍’을 운영하고 있다. 날씨 예보를 알려주거나 옷차림을 추천하는 등 특정 작업을 잘하는 챗봇을 내려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세계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도 챗봇을 성장동력으로 강조하면서 이달 중순 메신저에서 관련 플랫폼을 선보였다. 누구나 챗봇을 만들어 사용자 수가 9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메신저에 탑재할 수 있다. 한국에서 사용자 수가 적지 않은 유럽계 메신저인 텔레그램도 지난해 6월 비슷한 챗봇 플랫폼을 열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메신저를 1개 이상 깐 스마트폰 이용자가 25억명에 달한다”며 “챗봇 등 메신저 서비스가 앱을 잇는 차세대 시장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