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K팝 가수·문화재가 실제 내 앞에 있는 듯!…홀로그램으로 '대륙의 눈'을 홀린다
홀로그램이 한국 문화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연 등 문화 콘텐츠에 홀로그램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중국에 수출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홀로그램의 활용폭은 한류 스타의 공연뿐만 아니라 문화재, 미술관으로도 확장되는 추세다.

작년 6월 제주도에는 홀로그램 상설공연장이 탄생했다. 콘텐츠 제작업체 디스트릭트홀딩스가 세운 한류 상설공연장 ‘PLAY K POP’이다. 입장료 1만5000원인 이 공연장에는 하루평균 1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린다. 중국인 관광객이 이 중 80%가량을 차지한다. 한류 가수의 높은 인기 덕분에 디스트릭트홀딩스는 중국 베이징과 취저우시에 홀로그램 프로그램을 수출했다. 취저우에는 25억원에 납품을 마쳤고, 베이징으로부터는 13억원 계약금에 입장권 수입의 약 10%를 디스트릭트홀딩스가 가져온다. 5월에는 중국 하이난성에도 프로그램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동훈 디스트릭트홀딩스 대표는 “홀로그램은 진짜 같은 사실성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며 “K팝 홀로그램 상설관은 문화콘텐츠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를 보기 위해 먼 지방까지 갈 필요도 없어졌다. 서울 가락동 한교홀로그램갤러리에 방문하면 경주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제29호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을 홀로그램으로 관람할 수 있다. 그림자까지 표현돼 관객이 볼 때 외견상 실물과 거의 차이가 없다.

박성철 한교아이씨 대표는 “홀로그램은 실제 문화재를 빛의 삼원색인 적색, 녹색, 청색 레이저를 이용해 감광성 필름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촬영한다”며 “사진을 찍듯 기록하지만 평면이 아니라 3차원 형태로 보여주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커스와 오페라가 융합된 공연 ‘카르마:운명의 랩소디’는 ‘4W 입체무대영상기술’을 도입했다. 4W 홀로그램은 반사판 등의 설비 없이 홀로그램을 허공에 직접 투사해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무대와 관객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제4의 벽’ 이론에서 따온 이름이다. 4W 홀로그램을 통해 무대 연출을 입체적으로 할 수 있다. 사슬과 돌이 날아다니는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홀로그램을 비롯해 문화 콘텐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문화기술(CT)’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투입 연구개발(R&D) 예산 대비 성공률도 높다. 1억원을 R&D에 투입했을 때 0.37건이 사업화에 성공했다. 예산 3억원을 투입하면 1건을 실제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는 셈이다.

하지만 2014년 CT에 투입된 예산은 1542억원으로 정부가 책정한 전체 R&D 예산의 0.4% 수준에 불과하다.

고광희 한국문화기술연구소장은 “CT산업의 성공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도 “CT 관련 기업 중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업체는 270개로 전체의 0.83% 수준에 불과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문화기술을 중국에 중점적으로 수출할 방침이다. 윤태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중국은 게임·공연 등 다양한 문화기술의 전략적 진출이 필요한 시장”이라며 “앞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해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중국 자본력을 결합한 세계적 콘텐츠 탄생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11월 선전에서 열린 중국 대표 산업전시회인 중국하이테크페어에 마련된 한국전시관에서 660만달러(약 75억원)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