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지난해 복원한 강원 아랫당마을숲 입구. 산림청  제공
산림청이 지난해 복원한 강원 아랫당마을숲 입구. 산림청 제공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재해나 액운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숲을 조성해왔다. 한국 고유의 토착적인 전통이 깃든 마을숲의 무성한 녹음은 마을 사람에게 그늘을 제공하며 마을 공동의 쉼터 역할을 했다. 굿과 같은 마을 제사를 수용하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하고 지신밟기, 씨름, 그네 등과 같은 다양한 전통놀이를 하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마을숲이 전통적 휴양시설로 쓰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마을숲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나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상당수 전통마을 숲이 훼손됐다.
재해·액운 막아주는 공동 쉼터 '전통마을숲' 복원
이에 산림청은 한국 고유의 전통마을 숲을 계승·보전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역사·문화적, 경관·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전통마을 숲 534개소를 367억원을 들여 복원하기로 했다. 연도별로 △2016년 83개소 △2017년 110개소 △2018년 104개소 △2019년 120개소 △2020년 117개소 등이다. 2003~2014년까지 국비 54억원을 투입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전통마을 숲 67개소를 대상으로 가지치기, 솎아베기, 병해충 방제, 후계림 조성 등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강원 아랫당마을 숲 등 8곳을 복원했다.

산림청은 최근 전통마을숲 복원 사례집을 발간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복원한 전국 전통마을숲 77개소에 대한 조성 유래, 복원 현황, 관리·이용 현황, 전경 사진 등을 담았다. 전통마을숲을 활용한 자연체험과 놀이체험, 생태교육 등을 소개하고 있어 농·산촌 방문 등 여행을 계획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전통마을숲은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역사가 온전히 녹아든 마을 공동의 휴양시설”이라며 “책을 통해 전통마을숲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례집은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에서 전자책(e-book)으로 볼 수 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