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간 내 연봉이 첫 해에는 10% 상승(하락)하고 다음 해에는 10% 하락(상승)한다 하자. 2년 후 내 연봉은 현재 연봉보다 많을까? 또 환율이 달러당 1000원에서 1500원으로 변하면, 달러화(원화)의 가치는 몇% 절상(절하)되었을까? 이 두 질문의 직관적, 즉각적 대답은, “2년 후 연봉은 현재 내 연봉과 같다”와 “달러 가치는 50% 절상, 원화 가치는 50% 절하”이다.

그런데 둘 다 틀렸다. 첫째 질문의 답은 1×(1+0.1)(1-0.1) = 1.1×0.9 = 0.99가 되어, 오늘 연봉 1억원은 2년 후 9,900만원이 된다. 둘째로, 달러화는 원화 대비 50% 절상된다. 예전에는 1달러로 원화라는 자산을 1,000개 구입했는데 이제는 1,500개 구입할 수 있으므로. 반면 예전에는 3,000원으로 달러화를 3개 구입했는데 이제는 2개만 구입할 수 있으므로 원화는 달러화 대비 33% 절하된다.

왜 우리 직관과 정답이 다를까? 그 이유는 (1+인상률) 혹은 (1+절상률)이라는 방식이 비일관적이기 때문이다. 연봉 10% 인상과 10% 인하의 경우, 같은 10%가 적용되는 “토대(base)”가 다르다. 10% 연봉 인상이 발생하면 새 연봉이 일억천만원이 되어 천만원 상승하지만, 그 후 10% 인하가 발생하면 일억천만원의 토대에 10% 인하가 적용되어 천백만원이 하락한다. 이처럼 10% 인상의 결과와 10% 인하의 결과가 다르다.

환율은 어떤가? 달러당 천원에서 천오백원으로 환율이 변하면, 달러 절상 계산의 토대는 천과 천오백이라는 두 값이다. 반면 원화 절하 계산의 토대는 천분의 일과 천오백분의 일이라는 두 값이다. 예전에 1원으로 달러 1/1000개를 샀지만 지금은 1/1500개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에서도 (1+수익률)로 계산하면, 수익률이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일반적 가정을 활용할 수 없다. 정규분포에서는 수익률 값이 -1.2도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투자 결과가 음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오류들을 막기 위해 재무금융에서는 “연속복리”를 종종 사용하는데 이는 특수한 지수함수 e^(x)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e = 2.7183…라는 상수로 e^(0.1) = 1.1052, e^(-0.1) = 0.9048이 되어 1+0.1, 1-0.1과 거의 같다. 하지만 1×e^(0.1)×e^(-0.1) = e^(0) = 1이 되어 (1+수익률)의 비일관성 오류가 제거된다.

참고로 전자계산기 자판의 e는 바로 이 e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채권이나 주식의 수익률을 이론적으로 계산(호가)할 때 연속복리를 종종 사용한다.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