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마트폰 없는 '스마트'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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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 저장된 단축 다이얼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도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나 될까. 며칠 전 휴대폰을 두고 외출한 적이 있었다. 만나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는데 언제쯤 올지, 만나기로 한 장소가 맞는지 전화해서 확인하고 싶어도 그간 숱하게 통화하고 지낸 친구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막연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기기는 각 산업은 물론 인류 문명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주머니에 넣어 다니던 작은 전화번호 수첩, 공중전화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던 기억, 가게나 회사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전화번호부를 뒤지던 일, 지인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손수 적은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 넣고 돌아서던 기억들은 이제 오래된 영화에서나 대면하게 되는 옛 추억으로 남겨졌다.
기술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으며 필자도 하루하루 기적 같은 변화들을 목격하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며 다양한 변화를 경험했지만, 최근 10여년은 대부분 업무 시간에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고 메일을 보내고, 화상회의를 하며,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국제회의를 하는 등 눈부신 기술이 선물한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우리 삶을 변화시킨 ‘디지털화’의 주인공은 단연 스마트폰일 것이다. 최근 한 기사에서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대다수는 하루 24시간 중 4시간이 넘는 시간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데 소비한다는 조사 결과를 접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장소가 직장이나 외부가 아니라 집이었으며 성인 이용자 중 상당수가 자신을 스마트폰 ‘의존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보통신과 기술 발전이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는 그 이면의 또 다른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과 불안감, 그리고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도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자기기가 대체할 수 없는 마음 한 편의 공허감이 그렇다.
제아무리 똑똑한 첨단기술로 중무장한 스마트폰일지라도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따뜻한 체온을 전하는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주말 반나절 정도는 스마트폰이 없는 하루로 가족과 그리고 아끼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온전히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기기는 각 산업은 물론 인류 문명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주머니에 넣어 다니던 작은 전화번호 수첩, 공중전화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던 기억, 가게나 회사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전화번호부를 뒤지던 일, 지인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손수 적은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 넣고 돌아서던 기억들은 이제 오래된 영화에서나 대면하게 되는 옛 추억으로 남겨졌다.
기술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으며 필자도 하루하루 기적 같은 변화들을 목격하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며 다양한 변화를 경험했지만, 최근 10여년은 대부분 업무 시간에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고 메일을 보내고, 화상회의를 하며,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국제회의를 하는 등 눈부신 기술이 선물한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우리 삶을 변화시킨 ‘디지털화’의 주인공은 단연 스마트폰일 것이다. 최근 한 기사에서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대다수는 하루 24시간 중 4시간이 넘는 시간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데 소비한다는 조사 결과를 접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장소가 직장이나 외부가 아니라 집이었으며 성인 이용자 중 상당수가 자신을 스마트폰 ‘의존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보통신과 기술 발전이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는 그 이면의 또 다른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과 불안감, 그리고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도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자기기가 대체할 수 없는 마음 한 편의 공허감이 그렇다.
제아무리 똑똑한 첨단기술로 중무장한 스마트폰일지라도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따뜻한 체온을 전하는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주말 반나절 정도는 스마트폰이 없는 하루로 가족과 그리고 아끼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온전히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