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방도 놀랐다! 제주 집값 25% 폭등…광주 15%·대구 14% 껑충
제주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25.67% 뛰었다. 광주(15.42%)와 대구(14.18%)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전국 공동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등 전국 공동주택 1200만여가구의 올해 공시가격(총액 기준)이 작년보다 5.97% 올랐다고 28일 발표했다. 2007년(상승률 22.73%)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셋값이 급등하자 낮은 대출 금리를 활용해 집을 산 이들이 많았던 데다 지방혁신도시 개발로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집값이 뛰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9년 만의 최대 상승

하르방도 놀랐다! 제주 집값 25% 폭등…광주 15%·대구 14% 껑충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3년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등으로 2009년 4.61% 하락한 뒤 2010년 4.88% 반등하는 등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2014년부터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방 광역시(인천 제외)가 8.63% 오르면서 상승을 주도했다. 공시 대상 공동주택의 53%가 몰려 있는 수도권은 5.72% 올랐다. 서울(6.2%)은 평균 이상 오른 반면 인천(5.4%)과 경기(5.21%)는 평균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방 도의 상승률은 3.99%에 그쳤다. 실거래가 반영률이 71%여서 실제 가격은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도별로 보면 제주 광주 대구 등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제주는 지난해 인구가 1만1000여명 늘어난 데다 제2공항 입지 선정이 마무리되는 등 각종 개발사업이 진척돼 공시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광주는 전남혁신도시 영향으로 남구 광산구 북구 등의 공시가격이 상승했다. 대구는 중소형 주택 부족,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등으로 공시가격이 뛰었다. 권대철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지난해 전세난으로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이 늘어나고 혁신도시 등 개발 사업도 많아 주택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세종과 충남은 약세

충청권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세종(-0.84%)을 보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공시가격은 올랐지만 조치원읍 등이 떨어졌다. 천안 아산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영향으로 충남(-0.06%)의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대전(0.22%)은 서구와 유성구 등 신도시권 입주 물량이 늘어 상승률이 미미했다.

시·군·구별로 보면 235곳에서 공시가격이 올랐고 17곳이 하락했다. 제주 제주군(26.62%)의 상승률이 단연 높았다. 광주 광산군(20.67%), 제주 서귀포시(20.62%), 전남 화순군(16.72%) 등이 뒤를 이었다.

군인 관사 입주 마무리, 대실지구 공급 등으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난 충남 계룡시(-6.26%), 지역 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 현상을 보인 전남 광양시(-4.2%) 등은 많이 내렸다.

규모별로 보면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이 5.56~6.99% 올랐고, 85㎡ 초과는 4.6~5.65% 상승했다.

◆트라움하우스 5차 11년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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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 5차’(18가구)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등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 주택은 국토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11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트라움하우스 5차 전용 273㎡ 가격은 63억6000만원으로, 지난해(61억1200만원)보다 2억4800만원 상승했다. 2003년 준공된 이 단지는 가구당 전용 엘리베이터와 함께 여섯 대의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다. 서리풀공원과 맞닿아 있고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시가격 2위는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3차’(전용 273㎡)로 44억4000만원이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3차’(전용 265㎡)와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전용 244㎡)이 각각 44억800만원과 42억16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남더힐은 1년 새 2억4000만원 오르며 지난해 7위에서 4위로 올랐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