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와 업계가 전기차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15억유로(약 2조원)를 쓰기로 했다. 자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사 디젤차에 장착한 뒤 친환경차로 속여 판 ‘디젤 게이트’가 터진 지 약 반 년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7일(현지시간) 미국 테슬라 등의 부상에 맞서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10억유로에 달하는 전기차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차량가격이 6만유로(약 7748만원) 이하인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4000유로(약 516만원)를, 플러그인 방식의 하이브리드차에는 3000유로(약 387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비용은 독일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절반씩 나눠 대기로 했다. 정부와 업계가 6억유로씩 최고 12억유로까지 보조금을 풀 계획이라고 독일 정부는 설명했다. 이는 전기차 기준 30만대를 지원할 수 있는 돈이다. 독일 정부는 또 3억유로를 들여 전기차 충전소 1만5000곳을 설치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경제장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5만대 수준인 독일 전기차 수가 5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10~20년 뒤 부상할 자동차는 지금 우리가 타는 것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독일산 제품이 쓰이도록 하고, 독일 자동차업계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