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나 자신
“배터리가 바닥난 것 같아.” “더 이상은 못 하겠어.” “지금 당장 휴식이 필요해.”

주위에서 자주 듣는 말들이다. 독일 정신과 의사로 청소년 심리치료 분야 권위자인 미하엘 빈터호프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할 때는 ‘세상이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에서 “세상이 더 어려워지고 요구가 많아진 게 아니라 우리가 허약해진 것”이라며 “이런 자세는 책임과 결정을 미루는 어린아이 같은 태도”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세상이 우리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에게 과도한 요구를 한다”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고품격 자동차와 롤렉스시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게 뭔지 판단하고 그것을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송소민 옮김, 추수밭, 336쪽, 1만5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