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위해구'. 중국 산동성에 위치한 웨이하이(위해)시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웨이하이 공항까지 비행 시간이 45분 정도로 제주도 만큼 가깝다는 것을 빗댄 것이다.

지금 웨이하이는 한국 상품의 대(對)중국 1위 수출 통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변화를 가속화할 '성세 한국상품교역센터 오픈식'이 지난 26일 열렸다. 교역센터는 웨이하이 한락방 경제기술개발구에 약 4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교역센터 상설전시관 입점료 3년 무료, 보세창고 이용료 3년 무료, 당일 통관'

교역센터를 운영하는 물류기업 성세와 웨이하이시가 한국 기업들에게 약속하는 조건이다. 당일 통관은 해외에서 웨이하이로 들어오는 비행기와 선박이 대부분 한국발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여러 국가에서 배가 들어오는 다른 중국 국제항의 경우 통관에 3주에서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보세창고 이용료를 면제한 것은 웨이하이를 중국 최대 한국상품 물류창고로 만들기 위해 시정부가 내린 전향적인 결정이다. 웨이하이는 지난해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인천과 함께 한중 FTA 시범 협력도시로 지정됐다. 중국에서 유일한 시범도시인 만큼 각종 무역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등용 웨이하이 상무국 국장은 "한중 FTA 시범도시 선정 이후 시는 웨이하이를 한중 상품의 주요 집산지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상무국은 해관(세관) 검역국 등과 회동해 국내외 기업에 고능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만 칭다오 한국영사관 부총영사는 "웨이하이가 속한 산동성의 2015년 한국 무역량은 322억5000만달러로 6위인 호주보다 많다"며 "교역센터 개소는 FTA 이후 한중 교역 확대에 큰 의미가 있고, 칭다오 영사관도 지원을 약속한다"고 했다.

한국의 기업들의 웨이하이에 대한 관심은 지난 8일 이후 커졌다. 중국 정부는 이달 8일부터 전자상거래 품목의 세율을 변경했다. 기존 100위안 미만 화장품을 직구하면 행우세(수입관세) 면제, 100위안 이상은 50%의 행우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100위안 미만 화장품을 직구하면 증치세와 소비세 등 32.9%의 세금이 부과된다. 또 위생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한국 화장품의 통관 및 중국 판매도 전면 금지됐다.

웨이하이를 통해 의약품과 화장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사라진 만큼 이제부터 물류비가 가격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웨이하이를 통한 중국 현지 물류비는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고 전했다.

웨이하이에는 또 식품과 화장품 위생허가 신청을 위한 검사결과증을 발급해 줄 수 있는 중국검역과학연구원(CAIQ) 사무처가 있다. 한국이나 중국 대행사를 통하면 위생허가 발급에 평균 7개월에서 10개월이 걸린다. CAIQ를 이용하면 빠르면 4개월이면 위생허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는 웨이하이시 관계자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JK인터내셔널 한양하이타오 대성무역 레인보우 툴퍼스쿨 아우딘퓨처스 세용 송학 해태제과 닥터미즈 우주 토니모리 리더스코스메틱 등 한국 관계자를 포함해 350여명이 참석했다.
웨이하이=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