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두 번째 환자인 A씨(20)와 함께 필리핀을 여행한 친형 B씨(21)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B씨는 지난 26일 경기 북부 모 부대에 입대한 신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B씨의 혈액과 소변, 타액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소변과 타액에서 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형제는 지난 10~14일 필리핀 보라카이, 칼리보 지역을 함께 여행했다. 형인 B씨는 발진, 근육통 등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없어 확진 환자로 분류되지는 않는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가운데 80%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B씨와 A씨의 동선이 상당 부분 겹쳤는데도 A씨와 달리 B씨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침투할 때 개인별로 면역체계가 작동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 증상 발현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B씨는 군 당국의 조치로 국군고양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신경학적 검사 등을 위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진료받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흰줄숲모기도 올해 처음 국내에서 발견됐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3월부터 전국 39개 조사지점에서 모기 분포를 조사한 결과 서귀포, 진주, 청주 등 3개 지역에서 성충 상태의 흰줄숲모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흰줄숲모기가 전국에서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전국 단위의 모기 감시 활동을 오는 10월까지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