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장이 함께했다. 박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 3대 국책은행장이 일제히 동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1일 “3대 국책은행장이 함께한 것은 이란의 인프라·에너지·정보기술(IT) 등 사업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수주하는 사업에 우리 측이 시공자 금융제공 방식으로 파이낸싱을 제공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핵 협상 타결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계기로 본격적인 경제 재건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시장 등이 낙후해 자체적으로 금융을 조달할 능력이 부족하다.

이란 정부는 한국 기업의 인프라 사업 참여 조건으로 ‘금융은 한국 측이 책임지라’고 요구해왔다. 따라서 이란 인프라 및 플랜트 발주 물량의 90%가량을 건설사 등 한국 기업들이 금융조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200억달러 이상의 파이낸싱을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도 지난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중국 기업의 인프라 수주를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파이낸싱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이날 저녁 이란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2일 오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협정 서명식 등을 하고 오후에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한다.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 열리는 한·이란 정상회담에서는 △교역·투자 정상화를 위한 기반 조성 △인프라·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신성장동력 분야인 보건·의료, 문화, 정보통신기술(ICT) 등에서의 새로운 협력사업 모색 등 양국 간의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전력 대림산업 등을 비롯해 한국 기업들은 이번에 20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수주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