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샤오미와 알리바바가 다른 점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가 되면 ‘혁신’과 ‘변화’를 얘기한다. 신년사에 빠지지 않는 단골 키워드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가죽 혁(革)과 새로울 신(新)으로 이뤄졌다. 가죽을 벗겨내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눈에 보이는 겉만 바꾸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속부터 겉까지 전부를 새롭게 변모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혁신은 점진적인 혁신과 급진적인 혁신으로 구분된다. 점진적인 혁신은 기존의 것과 연속선상에 있는 혁신이다.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얘기하는 “계속적인 기술의 진화”다. 점진적 혁신은 해당 산업이나 기술 등 특정 영역에서의 전문적 지식을 토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급진적 혁신은 기존 형태의 산업에서는 사용되지 않던 자원이나 속성을 사용해 기존 산업의 형태 자체를 변화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이나 새롭게 산업에 진입하는 경쟁자들이 주로 채택하는 방식이다.

혁신의 실제 사례를 놓고 고민해보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은 매년 50대 혁신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1위는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차지했다. 1위보다 눈길을 끈 것은 2위와 4위였다. 중국 기업인 샤오미와 알리바바가 각각 2위와 4위에 자리 잡았다. 두 회사는 혁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그 방식은 전혀 다르다. 샤오미는 외부 환경에 대응해 혁신모델을 창출한 사례인 반면 알리바바는 내부 역량을 과감하게 표출해 외부 환경에 적응한 사례다.

샤오미의 경우를 살펴보면 외부의 다양한 위협에 대비해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대응한 사례다. 독창적이라고 했지만, 그들의 혁신 전략은 사실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조합한 형태다. 델의 주문형 생산방식, 애플의 바이럴 마케팅, 아마존의 e북 판매 전략을 기본으로 해 중국 내 다양한 자원과 역량을 엮은 것이다. 여기에 중국 선전의 연구개발(R&D) 역량과 폭스콘의 제조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공동 작업을 가시화한 결과물이다. 샤오미가 궁극적으로 창출한 비즈니스 모델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그들은 무거운 수직계열화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전자회사를 세우지 않았다. 다양한 정보와 역량을 결합해 활용하는 플랫폼을 창출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상품기획, 사이트 관리, 신뢰 구축이다. 무엇보다도 트렌드를 읽고, 현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제품군을 내놓는 ‘패스트 프로덕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앞으로도 샤오미는 이미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와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팔 것이다. 매우 빠르고 가벼운 방법으로 최적의 원가 구조와 이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내 중소기업의 데이터와 정보를 비즈니스 세계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매우 단순한 모델을 구현했다. 사실 누구나 따라 하기에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그들의 기업문화를 주목해야 한다. 알리바바의 창업은 매우 초라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소수의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오늘날 위대한 인터넷 기업을 창조했다. 3년간 단 1원도 벌지 못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비전을 신뢰하는 문화 공동체를 구성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고,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 중국 대만일보 주필인 김용의 무협소설을 보면서 협의 정신을 배우고, 이를 그대로 기업 경영에 응용했다고 한다. 협의 정신의 중심에는 이웃을 사랑하고 돕는 정신, 그리고 철저한 기술 중시가 깔려 있다. 최고의 기술로 사람을 돕는 회사를 세웠다. 중국 기업에서 발견하기 힘든 ‘신뢰와 정도’라는 특이한 기업문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를 축으로 외부환경에 적응하는 혁신의 모델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매일 진화하는 최고의 인터넷 상거래 기업을 세웠다.

결론을 내자면 샤오미는 외부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했다. 알리바바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강하게 표출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혁신을 추구했다는 점은 두 기업의 공통점이다.

양백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