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이 3일 경선에서 승리한 뒤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새누리당의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이 3일 경선에서 승리한 뒤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정진석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청와대의 일방적 지시가 먹힐 수 없다”며 “청와대도 이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경선 직후 인터뷰에서 “과거 당·청 관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변해야 하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수평적 당·청 협력관계’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당·청 관계 개선 방안으로 당·정·청 고위 회동 정례화를 제안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 이상 없도록 하겠다”며 “주요 정책과 현안을 당·정·청이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다. 대통령도 당당히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정 정책협의체도 상시 가동하겠다고 했다.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에서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정하고 협치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지시해도 야당 협조가 없으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다”며 “협치는 3당 체제를 만들어낸 국민의 지상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선 의원, 국회 사무총장, 야당 원내대표 등을 경험했지만 경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협조를 통해 대야 협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20대 국회 원 구성과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야당과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고집했던 상임위를 꼭 고집해야 하는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며 “대신 야당이 갖고 있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올 수 없는지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19대 국회 마지막까지 남은 쟁점 법안에 대해선 “준비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기업 구조조정과 증세 등 경제 현안 관련 질문에도 “논의해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새누리당의 마무리투수 겸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했다. 또 “첫째도 단결, 둘째도 결속, 셋째도 화합”이라며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총선 공천 파동 과정에서 탈당한 의원들의 복당과 관련한 질문엔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초선 의원들도 많아 연찬회를 먼저 열 생각”이라고 답했다. 당 대표 선출 등 지도부 구성에 대해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과 전당대회를 열어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의원들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소통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함께 간다는 뜻의 동반(同伴)과 서로 어울려 왕래하는 통섭(通涉)이 정 원내대표의 생활신조다. 지난 1일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선 “당내, 대야, 대통령과의 소통이란 3통을 해내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옛 내무부 장관을 지낸 정석모 전 의원의 아들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충남 공주·연기에서 당선돼 국회에 진출했다. 16대부터 18대까지 3선에 성공한 뒤 19대 총선에선 낙선했으나 20대 총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당선돼 4선 고지에 올랐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