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들도 “옥시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옥시 제품이 빠르게 퇴출되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4일 “옥시 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티몬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옥시 제품 판매 페이지를 삭제했다. 티몬이 판매를 중개하는 파트너사의 판매 페이지에서도 옥시 전 상품을 순차적으로 지울 계획이다. 김소정 티몬 홍보팀장은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CJ몰과 쿠팡도 이날부터 옥시 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위메프는 전날부터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콜센터와 회사 게시판 등에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4일 옥시 제품의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2개월분의 재고가 남아 있어 판매를 일시에 중단할 수는 없다”며 “매대를 최대한 줄이고 신규 발주를 중단해 판매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확산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이날 이마트 용산점과 홈플러스 포항점, 홈플러스 대구칠성점 등에서 불매운동을 벌였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11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몰에 옥시 제품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7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도 옥시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소상공인들은 외식업소 청결을 위해 옥시 표백제와 세정제 등을 대량 사용해왔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옥시는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PHMG 인산염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2001년부터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유해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해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