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전경. 한경DB
오는 7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전경. 한경DB
2012년 입주한 서울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는 아파트 176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지난해 3월 3억4500만원이던 전용면적 59㎡ 매매가격이 지난달 3억8000만원으로 1년 남짓한 기간 중 3500만원가량 올랐다.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오는 7월 개통 예정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서울·수도권 서남부 부동산시장이 고속도로 개통 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서남부인 금천·구로구, 이들 자치구와 붙어 있는 경기 광명, 서부 수원 등이 주요 해당 지역들이다. 수원~광명고속도로가 지난달 29일 개통한 데 이어 금천구 독산동과 강남구 수서동을 연결하는 22.9㎞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수도권 서남부 고속도로 잇단 개통

수원~광명고속도로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서 수원·의왕·시흥 등을 거쳐 광명시 소하동까지 연결되는 총 길이 27.38㎞, 왕복 4~6차선 도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광명에서 화성시 봉담읍까지 1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종전 서해안고속도로나 국도 42호선 등을 이용할 때보다 거리는 5㎞, 시간은 20분 가까이 단축된다. 봉담나들목(IC)에서 서수원~오산~평택 간 고속도로와도 연결된다.

서울 한강 이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강남순환고속도로도 올 7월 개통된다. 왕복 6~8차로 22.9㎞로, 이 중 민자도로인 12.4㎞ 구간은 유료다. 한 시간가량 걸리는 금천구와 강남권 간 이동시간이 30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최근 강남순환고속도로 통행료를 소형차 기준 3200원(금천·선암, 구간당 1600원)으로 책정, 다음달 초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인창건설의 정일천 대표는 “수원~광명고속도로와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수도권 남부 지역의 서울 접근성을 높여줘 주변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웃돈 오르고 신규 분양 늘어나고

호매실IC가 새로 지어지는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지구 일대는 수원~광명고속도로 개통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도 붙었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분양한 ‘호매실 호반베르디움 2차’는 1000만~3000만원가량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말했다. 지은 지 18년 된 근처 쌍용아파트 전용 59㎡의 최근 매매가격은 1억85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00만원가량 올랐다.

서울 금천구와 경기 광명 일대는 강남순환고속도로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59㎡와 84㎡(기준층 기준)엔 이미 웃돈이 7000만원 정도 붙어 있다.

두 고속도로 인근에서 분양하는 단지도 적지 않다. 태영건설이 광명역세권지구에 공급하는 ‘태영 데시앙’은 1500가구의 대단지다. 두 도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대림산업은 내달 서울 관악구 봉천12-2재개발구역에서 ‘e편한세상 봉천’을 선보인다. 중대형 아파트 1531가구 규모다.

수원~광명고속도로는 수원 호매실지구, 군포 송정지구 등의 택지개발지구가 배후 단지로 꼽힌다. 호매실지구에선 한양이 ‘한양수자인 호매실’ 1394가구를 공급하고 송정지구에선 금강주택이 ‘금강펜테리움 2차’ 447가구를 내놓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