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상향이 악재 된 노루페인트
이번달 최대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노루페인트가 때아닌 신용등급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는 이달 100억~200억원어치 회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하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사전 수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채권 만기는 5년, 금리는 연 3.3%다. 만기가 같은 국고채 금리(연 1.534%)의 두 배가 넘는 고금리를 내걸었지만 채권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지난달 말 노루페인트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BBB+’에서 ‘A-’(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일곱 번째 등급)로 한 단계 올렸다. 발행을 앞두고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의 회사채에는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행 후 채권값이 오르면서 평가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루페인트는 신용등급이 기관투자가의 투자 수요가 거의 없는 A등급(A+, A0, A-)으로 올라 오히려 회사채 발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노루페인트의 신용등급이 ‘BBB+’로 유지됐다면 자산운용사들이 하이일드펀드(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담기 위해 앞다퉈 채권을 사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나수지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