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실수 제로' 골프] 슬라이스·훅·뒤땅·아이언 토핑·생크…골프 5적' 이젠 두렵지 않아요
골프 ‘황금시즌’이 돌아왔다. 그린과 페어웨이 잔디가 ‘최상급’으로 올라온 5월이다. 날씨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주말골퍼 대다수의 심기는 딴판이다. 속이 타들어간다. 잔뜩 기대를 걸었던 ‘동계훈련’ 효과는 온데간데없다. 슬라이스, 뒤땅에 토핑까지 갖가지 쇼를 연출한 지 벌써 석 달째다. 이른바 ‘골프 5적(敵)’과의 전쟁이다. 공포의 미스샷에서 벗어날 응급처치들을 모았다.

1적 슬라이스 공의 표면에 '점찍기'로 해결

초보는 물론 중급자까지 괴롭히는 공동의 적이다. 넓은 페어웨이를 놔두고 러프와 벙커를 오가다 보면 “골프하면 뭐하나!”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여러 원인 중 주범은 공을 깎아 치는 ‘커트샷(cut shot)’이다. 이런 때 시도해볼 만한 응급처치가 ‘점찍기’다. 먼저 공의 표면에 매직으로 콩알만한 점을 그려 넣는다. 그 다음 공을 티에 올려놓는데, 어드레스에서 공을 바라봤을 때 8시 방향(타깃 방향을 12시라고 했을 때)에 점이 오도록 놓는다. 이 점을 클럽 헤드페이스로 때리는 것이다. 장하나 프로는 “헤드의 궤도가 인-아웃-인으로 잘 만들어져 슬라이스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오른발을 뒤로 뺀 채 어드레스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른발 앞끝을 왼발 뒤꿈치 라인 가까이 확실히 빼야 효과도 커진다.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덤비지 못하는 자세가 돼 깎아 칠 확률이 낮아진다. 아예 슬라이스 구질을 인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관되게 슬라이스가 날 경우다. 다만 이때는 티잉 그라운드의 오른쪽 티마크(tee mark) 부근에서 왼쪽을 바라보고 티샷을 한다.

2적 그립 짧게 잡고 하프 스윙

슬라이스와는 원인이 반대다. 공이 클럽 페이스에 감겨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 결과가 훅이다. 가장 쉬운 해법이 그립을 2~3㎝가량 짧게 내려 잡고 풀 스윙 대신 하프 스윙이나 3분의 2 스윙을 하는 것이다. 그립을 짧게 내려 잡으면 샤프트가 강해져 헤드가 잘 덮이지 않고, 스윙을 작게 하면 클럽 페이스를 직각으로 공에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 훅보다는 공이 휘는 정도가 약한 드로나 직선 구질이 많이 나오게 된다. 궤도를 살짝 업라이트(백스윙 톱이 하늘로 좀 더 높이 올라가는 형태)하게 만들어 스윙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송이 프로는 “어드레스 때의 왼손목 각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오른쪽 팔꿈치도 평소보다 오른쪽으로 좀 더 밀어주는 느낌으로 백스윙을 하면 훅 구질이 스트레이트 구질로 많이 펴진다”고 말했다.

3적 뒤땅 공 위치 반 개 정도 오른쪽으로

하수든 고수든 가리지 않고 찾아드는 게 뒤땅이다. ‘괴물 골퍼’ 안병훈(25·CJ) 같은 세계적인 프로골퍼들도 뒤땅을 친다. 코킹이 다운스윙 과정에서 일찍 풀리는 캐스팅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아이언 뒤땅은 골프의 매력인 ‘쫄깃한 손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행한’ 미스샷이다. 손목이나 팔꿈치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뒤땅이 반복되면 우선 공의 위치를 오른쪽으로 반 개가량 살짝 옮겨 놓고 쳐본다. 클럽 페이스는 살짝 닫는다는 느낌으로 치는 게 요령. 다운스윙에서 클럽헤드가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열리기 때문이다. 일종의 보정 효과를 위해서다. 시선을 바꾸는 치료법도 있다. 김헌 마음골프학교장은 “공 왼쪽에 있는 콩알 하나를 쳐낸다고 생각하고 스윙을 하면 공을 다운 블로로 먼저 찍어 치는 효과가 있다”며 “뒤땅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4적 아이언 토핑 왼다리에 체중 90% 싣고 스윙

종종 스코어에 치명적인 게 토핑이다. 뒤땅은 공이 멀리 달아나지 않는다. 하지만 토핑은 공이 그린을 넘어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으로까지 날아갈 수 있다. 머리와 상체가 일어서며 공을 걷어 치면서 이런 실수가 많이 난다. 이럴 땐 아예 왼다리에 체중을 90% 이상 실은 채 스윙하는 ‘스택 앤드 틸트(stack & tilt)’를 써보자. 왼다리 회전축이 쉽게 만들어져 클럽을 공 위로 던지는 다운 블로 효과가 커지면서 토핑이 줄어든다. 헤드무게를 느끼기에도 쉽다. 백스윙에서도 머리를 제자리에 고정시켜야 하는 어려움은 감수해야 한다.

5적 생크 일단 겨드랑이부터 몸통에 밀착

한 번 시작되면 백약이 무효다. 공을 때리는 자체가 공포다. 원인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회전축이 앞으로 쏠릴 때나 겨드랑이가 떨어졌을 때 주로 발생한다. 머리가 앞뒤로 움직여도 공이 클럽의 힐 쪽이나 호젤(클럽과 샤프트 연결 부위)에 맞는 생크가 잘 난다. 우선 겨드랑이를 몸통에 밀착한 다음 잔디 위에 헤드를 떨궈 낙하지점을 살피는 게 첫 번째 단계. 그런 다음 다운스윙 때 오른발 뒤꿈치를 떼지 않도록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피니시 때 왼발 뒤꿈치로 체중이 쏠려 있는지 확인해본다. 앞꿈치에 체중이 실린 채 피니시가 되면 생크가 또 날 확률이 높다. 그래도 안 될 경우 헤드를 완전히 닫아서 헤드의 토 쪽으로 볼을 치는 응급처치를 시도해 볼 만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