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지갑이 열리네"…소비자 마음 꿰뚫는 마케팅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기념일과 봄나들이 수요가 몰리는 5월 유통가는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풀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더 세밀한 ‘맞춤형(퍼스널라이제이션)’ 마케팅 전략을 들고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장기적인 불황 상황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분 보충에 나선 화장품업계

봄바람이 부는 요즘 외출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황사와 미세먼지는 최대의 적이다. 미세먼지는 10㎛ 이하 크기의 먼지다. 황산염 등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 같은 유해물질로 이뤄져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화장품 회사들은 수분을 보충해주는 기능성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브랜드 대표 원료로 쓰고 있는 적송(赤松) 성분을 함유한 스킨과 보습력이 뛰어난 한방 영양 화장수를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은 봄꽃과 자작나무 수액을 원료로 한 립글로우와 립밤을 판매한다. 수분과 영양을 가득 담아 입술을 촉촉하게 지켜주는 립 케어 제품이다.

홍삼에 꽂힌 식음료업계

식음료업계에서는 건강기능식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온을 보호해주는 홍삼 제품이 인기다. 한국야쿠르트는 선물용으로 좋은 다양한 발효홍삼 제품을 선보였다. 발효홍삼은 홍삼에 미생물을 투입해 발효시킨 것이다. 홍삼의 기능성 성분인 사포닌이 미생물들에 의해 저분자로 분해돼 흡수가 잘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건강식품 브랜드 바이탈뷰티는 고농축 홍삼 앰풀 명작수 20g 용량 제품 45개를 묶어 세트로 내놨다. 명작수는 인삼의 유효 성분을 고압에서 추출한 홍삼과 인삼 열매(진생베리)를 담은 앰풀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등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강 소재”라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꾸준하게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캠핑족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

5월엔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캠핑족 사이에선 라면이 인기 메뉴다.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 않은 데다 누구나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어서다. 짜장라면과 짬뽕라면의 인기로 작년 라면시장은 2년 만에 다시 2조원 규모로 올라섰다. 중화풍 라면의 인기가 캠핑장 풍경도 바꿔놨다. 최근 캠핑 마니아 사이에선 농심 ‘짜왕’과 ‘맛짬뽕’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야외에서 손쉽게 중국요리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어서다. 굵은 면발과 소스의 불맛이 인기비결이라는 분석이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요리를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짜왕과 맛짬뽕이 캠핑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캠핑장에서 취향에 맞게 재료를 더하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