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브리지스톤 제공
사진=브리지스톤 제공
[ 안혜원 기자 ] 지난 10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 희미한 빗소리를 뚫고 갑작스러운 굉음이 들려왔다. 소리가 난 현장으로 달려가보니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었다. 한 남자가 전동 드릴을 들고 타이어를 뚫고 있었던 것.

이 광경은 타이어 업체 브리지스톤이 준비한 행사의 일부분이었다. 이 회사는 이날 런플랫 타이어 드라이브가드를 국내 첫 출시하고 제품 체험 행사를 열었다. 드라이브가드의 성능을 알리기 위해 직접 구멍을 낸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런플랫 타이어는 구멍이 나 공기가 빠져도 시속 80㎞ 속도로 최장 80㎞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타이어 펑크 사고가 발생해도 타이어 수리나 교환이 가능한 장소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 차량의 안전성을 높여준다.

오른쪽 앞 바퀴에 펑크난 타이어를 장착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타고 서킷을 달렸다. '타이어 공기압이 낮습니다'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빨간 불이 계기판에 뜬다. 이 상태에서 80㎞/h 속도로 코너링을 해봤다. 직선 구간을 달릴때는 100㎞/h 이상 속도가 올라갔다.

그런데 승차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공기가 빠진 타이어에서 나는 소음이 아니었다면 타이어에 구멍이 난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리지스톤 관계자는 "타이어 내부에 단단한 구조물을 삽입해 파손이 발생해도 차체를 지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지스톤 드라이브가드를 장착한 현대차 그랜저HG.
브리지스톤 드라이브가드를 장착한 현대차 그랜저HG.
이 같은 장점에도 런플랫 타이어의 고객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딱딱한 승차감 때문이다. 하지만 브리지스톤은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드라이브가드의 승차감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리지스톤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일반 타이어와의 비교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두 대의 닛산 알티마에는 드라이브가드와 타사의 일반 타이어(한국타이어 노블 S2)가 각각 장착돼 있었다.

먼저 요철 구간을 달렸다. 40㎞/h의 속도로 코스를 통과했다. 요철을 통과할 때는 드라이브가드가 일반 타이어에 비해 미세하게 둔탁하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으로 슬라럼 구간에 접어들었다. 차를 지그재그로 몰면서 핸들링 성능을 시험했다. 운전대를 빠르게 꺾으며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젖은 노면이었지만 차체는 전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인 접지력을 유지했다. 두 타이어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후 "어떤 차가 드라이브가드를 장착한거지"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였다.

브리지스톤은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타이어 표면의 온도를 낮춰 파손 가능성을 줄인다. 덕분에 드라이브가드는 기존 런플랫 타이어 대비 두께가 얇아지고 표면이 부드러워졌다.

이날 행사장에 방문한 신구진 브리지스톤코리아 대표이사는 "드라이브가드는 딱딱한 승차감을 해결한 3세대 런플랫 타이어"라며 "자동차에 TPMS(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만 장착돼 있다면 자동차 모델, 제조사를 불문하고 모든 승용차에 장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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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