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표 경제통' 김광림·'관료출신 4선' 변재일·'개혁성향 정책통' 김성식
3당의 정책위원회 의장이 확정됐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3선·경북 안동), 국민의당 김성식 당선자(재선·서울 관악갑)에 이어 변재일 의원(4선·충북 청주 청원)이 11일 더불어민주당의 새 정책위 의장으로 임명됐다.

각 당을 대표하는 ‘정책통’인 이들이 3당 체제에서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조율해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세 사람은 의정활동을 통해 “논리와 콘텐츠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광림 의장은 중도보수, 변재일 의장은 중도, 김성식 의장은 중도개혁 성향으로 분류된다.
'여 대표 경제통' 김광림·'관료출신 4선' 변재일·'개혁성향 정책통' 김성식
정책위 의장은 원내대표에 이은 ‘원내 2인자’로 당 정책을 조율·확정하는 역할을 한다. 보좌진과 당 정책국 직원, 정책위 산하 분야별 전문위원 등 최대 50여명을 거느린다. 원내대표가 사고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직무를 대행하고,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한다. 여당 정책위 의장은 당정 협의를 주도한다.

더민주의 변 의장 임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책위 의장은 보통 재선이나 3선이 맡던 관례를 깨고, 최근 원내대표 출마를 고민하던 4선 중진을 앉혔기 때문이다. 협상 상대인 김광림·김성식 의장이 경제 전문가임을 고려해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발탁한 것으로 분석된다.

변 의장은 행정고시(16회) 출신으로 당내에서 비노(비노무현) 비주류로 분류된다. 19대 국회에서도 민주통합당 정책위 의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공직생활을 오래 해 정책수행 과정을 잘 알고 국회의 다양한 절차에 정통하다”(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평가다. 논리정연함과 유머감각을 함께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김광림 의장은 행시(14회) 출신으로 범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튀는 행동이나 자극적인 말을 좋아하지 않고 ‘소리없이 강하다’는 게 동료 의원들의 평가다. 18·19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를 두 차례 맡고 예산·재정개혁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당내 대표적인 경제정책통이다. 그는 정책 추진에서 ‘여론과의 조화’를 중시한다. 국가 경제에 이로운 정책이라 해도 여론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란법’에도 “명절 선물은 여유를 둬야 한다”고 보완을 주장했다.

김성식 의장은 서울 관악갑에서 재선에 성공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의 최측근이다.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을 담은 의정보고서를 펴내 “정부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료”(윤증현 당시 기재부 장관)라는 평가를 받았다. 첫 직장이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인 운동권 출신으로 통합민주당, 한나라당을 거쳤다. 안 대표 측에 합류한 이후에는 국민의당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세 사람은 김광림 의장을 연결고리로 친분이 두텁다. 행시 출신인 김광림 의장과 변 의장은 노무현 정부 1기 기획예산처 차관과 정보통신부 차관을 각각 맡은 ‘차관 동기’로 과장 시절부터 가까웠다고 한다. 김광림 의장과 김성식 의장은 18대 국회에서 의원회관 옆방을 쓰면서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나란히 옆자리에 앉았던 ‘이웃사촌’이다. 김광림 의장의 한 측근은 “수시로 만나 각종 현안을 논의하던 사이로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임현우/유승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