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틈틈이 스님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 작품이다. 스님의 모습은 없다. 소박한 다탁(茶卓) 위 찻잔을 잡은 손이 보일 뿐이다. 고요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동시에 낡은 탁자가 깨달음을 향해 치열하게 정진해온 스님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하다.
사진가는 작품들을 정리하다 그 안에 담긴 스님의 이야기를 발견했다. 사진을 찍는 과정이 곧 스님과의 대화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갤러리나우 1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