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실적은 상저하고(上低下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지지부진하더라도 하반기에는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는 이야기다. 해외 ‘저가 수주’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분양시장 활황의 수혜를 받은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감 보이는 건설 관련 업체들

[Cover Story] 건설사, 하반기부터 실적 안정…베이비부머 겨냥 '휴양 리조트' 수혜 기대
국내 주택분양시장도 올해는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아파트 신규분양 물량으로 정점을 찍은 만큼 올해는 기저효과에 의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 물량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되면서 해외부문 원가 상승을 대폭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공사기간이 일반적으로 착공 이후 3년 가까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주택부문 매출의 흐름은 2017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이런 추세 속에서 건설업체의 실적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향후 먹거리를 얼마나 확보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저유가는 여전히 변수다. 저유가 국면 장기화로 중동지역 발주가 지연되고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도 가계부채 건전성 대책을 내세우면서 국내 부동산시장도 둔화되고 있다.

건설사는 다양한 지역으로의 새 먹거리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 아시아시장 진출, 이라크 재건사업, 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 여러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주택부문에서도 건설사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30년 이상 된 아파트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으로 신규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시장으로 떠오르는 리조트사업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리조트사업이다. 고령화 저성장 시대에 발맞춰 건설사들의 좋은 먹거리라는 분석이 많다. 그동안 건설사들이 해오던 재건축·재개발사업과 사업모델이 비슷한 점도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재건축·재개발은 건설회사나 개발사가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분양 및 사무실 임대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이런 면에서 리조트 개발사업은 재건축·재개발과 비슷하다. 관련 분야 건설사들이 진출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리조트 개발에서는 용평리조트, 에머슨퍼시픽 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리조트를 개발하고 회원등기 또는 회원권을 판매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골프장과 그에 연계된 고급 숙박시설 사업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소득 양극화와 고령화시대를 맞아 고급 리조트 시장은 변화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리조트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초기 사업의 어려움을 견딜 체력을 갖춘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해왔다. 투자비용 외 금융비용,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 꾸준히 지출되는 비용이 커 손익분기를 달성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한화리조트, 대명리조트, 용평리조트 등이 대기업 자본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손익분기를 통과한 업체들도 고령화시대를 맞아 리조트사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리조트 숙박업이 골프, 관광, 스키 등 여행테마에 의존한 반면 최근에는 독립적인 리조트 숙박시설을 세우고 있다. 에머슨퍼시픽은 2017년 해운대에 휴양리조트를 열 예정이다. 기존 리조트 비즈니스 모델이 고소득층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베이비부머 등 일반 소비자층도 겨냥하는 추세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휴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베이비부머 은퇴에 따른 여행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용평리조트는 스키 및 숙박업 수혜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관련 기업들의 운전자본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숙박시설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기제 판매(매출로 인식) 또는 아파트 전세와 같이 일정 기간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판매(현금 증가 및 부채 증가)를 통해 기업들의 영업현금 흐름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김형근 < NH투자증권 연구원 gunny.kim@nhw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