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6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들은 기업 경영 악화로 경기가 죽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곳에선 전·후방 관련 업체들의 고용 및 지역 내수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아우성도 이어졌다.
< 전국 16만 상공인 대표 ‘한자리에’ >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충남 아산 온양그랜드호텔에서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를 열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일곱 번째)을 비롯해 박희원 대전상의 회장(다섯 번째),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여섯 번째),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여덟 번째), 노영수 청주상의 회장(아홉 번째) 등 전국 상의 회장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상의
< 전국 16만 상공인 대표 ‘한자리에’ >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충남 아산 온양그랜드호텔에서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를 열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일곱 번째)을 비롯해 박희원 대전상의 회장(다섯 번째),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여섯 번째),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여덟 번째), 노영수 청주상의 회장(아홉 번째) 등 전국 상의 회장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상의
12일 충남 아산 온양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전국 상의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60여명의 회장단은 지역 경제 악화와 기업 자금난 등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거제상의의 원경희 회장은 지역 경제 상황을 묻는 질문에 “힘들어 못 살겠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원 회장은 “조선소마다 선박 수주가 뚝 끊기면서 관련 업체의 공장 가동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며 “협력업체들이 받는 납품 단가마저 2년 전과 비교해 20~30%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몇 달만 더 가면 조선사 협력업체들이 은행 빚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해 무너지는 곳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경제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원 회장은 “거제 시내 식당과 마트 등의 매출이 예전에 비해 30%가량 떨어졌다”며 “저녁 때 길거리에서 사람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은 “참담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거제) 지역은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가 밀집해 있어 다른 곳보다 훨씬 어렵다”며 “대형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지역 경기 악화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역 고용과 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연명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작은 기업들이 살아 있어야 나중에 다시 호황이 올 때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30일 출범을 앞둔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과 기업인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무조건적 비난과 비판만으로는 국회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국회를 향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19대 국회 회기 내(5월29일) 주요 경제법안 처리도 촉구했다.

이날 전국 71개 상의의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는 ‘대한상의 사회공헌위원회’도 공식 출범했다. 위원장은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이 맡았다.

아산=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