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후 새로운 한류의 성장동력은 방송 포맷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 대학로 콘텐츠코리아랩(CKL)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글로벌 포맷 워크숍’에 참석한 세계적인 포맷 전문가들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가 한류를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꽃보다 할배’ ‘히든 싱어’ 등 예능을 중심으로 한 방송 포맷이 콘텐츠 수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이날 간담회에는 세계적인 포맷 컨설팅그룹 더포맷피플의 미셸 로드리그 대표, 글로벌 제작사 엔데몰샤인의 게리 카터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9~12일 열린 워크숍에서 다양한 포맷 개발법 등을 강의했다.

해외에 판매된 방송 포맷 수출액은 2010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2010년 50만달러이던 수출액은 2014년 300만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선 중국 편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드리그 대표는 “중국엔 배급사가 별로 없어 다른 나라로 재배급되지 못한다”며 “배급사가 많은 미국, 영국 등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CJ E&M의 ‘꽃보다 할배’가 올해 미국 NBC에서 방송되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며 “미국 방송이 성공하면 더 많은 국가에서 ‘K포맷’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플릭스 등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업체들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카터 전 대표는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만 유통하던 넷플릭스가 최근 예능 등의 포맷에 주목하고 있어 포맷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도 이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