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13일 열린 ‘제35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모범교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은 이종우 교사(사진·대구 오성고)는 “개인적으로 좋아서 한 일이 수십 년이 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로부터 시각장애인 길잡이용 지팡이인 ‘흰 지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교사의 봉사활동은 올해로 36년째를 맞았다.
그는 시각장애인이었던 선친이 남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생을 살라’는 유언을 지키기 위해 청주사범대 1학년 때인 1981년부터 청주맹아학교에서 야학을 시작했다. 이 교사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렸을 때는 ‘봉사(장님) 아들’이라는 놀림을 받아 괴롭기도 했지만, 초등학교 졸업 후 남의 집 살이를 하며 고학을 하느라 제대로 모시지 못한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88년 오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1991년에는 책 읽어주기, 시각장애인 안내봉사, 점자 번역 등을 하는 단체인 ‘나나름회’를 설립했다. 장애인 검정고시대비반 설립, 장애인과 함께 텃밭 일구기, 각종 봉사단 결성 등을 했다.
이 교사는 몸담고 있는 오성고에서 매년 시각장애인 안내교육을 하고 있다. 1990년 오성중 재직 시절부터 시작한 안내교육은 2004년 대구교육청 산하 전체 기관으로 확대됐다. 그는 “‘문제 학생’이라는 아이들을 데리고 장애인 목욕봉사를 한 번 갔다 오면 건강한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고 행동에 변화가 온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