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1년…한국이 백신 개발 가장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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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퇴치는 현재진행형
국내 감염환자 유전자, 사우디 메르스에서 0.1% 변이
전파력·치사율엔 영향 안 줘
전세계서 13개 백신 개발 중…진원생명과학, 첫 인체 임상단계
국내 감염환자 유전자, 사우디 메르스에서 0.1% 변이
전파력·치사율엔 영향 안 줘
전세계서 13개 백신 개발 중…진원생명과학, 첫 인체 임상단계
오는 20일은 국내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환자가 나온 지 꼭 1년이 된다. 확진 환자 186명 중 38명이 숨지며 국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메르스 사태는 과학계에선 지금도 진행형이다. 메르스 사태 후 국내외 과학계에선 사태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연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중동과 다른 증상
지난해 국내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 가운데 중증환자는 남성이 71%, 여성이 29%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평균과 비슷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취약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과 다른 양상도 나타났다. 중동은 천식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걸린 환자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선 그렇지만은 않았다. 충남대 의대 연구팀은 지난해 5~8월 충남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14명의 메르스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서 절반에 가까운 6명 환자가 만성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병원 등 의료시설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지였다. 지난해 메르스 확진 환자 186명 가운데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가 39명(21%)에 이른다. 순천향대와 경북대 간호학과 연구진은 지난 2월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메르스 사태 때 감염된 간호사 10명 중 7명은 환자가 메르스 확진 환자이거나 의심환자인지 모른 채 간호하다가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상적으로 지켜야 할 감염 예방을 위한 표준 지침을 적절히 시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유전자 변이 0.1%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2명의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4월까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태국, 바레인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의 토착화와 재전파를 걱정하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며 모습을 계속 바꾸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 8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메르스와 99.9% 일치했지만 0.1%에서 변이가 발견됐다는 결과를 올해 1월 발표했다. 의료계는 ‘0.1% 변이’가 전파력이나 치사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을 비롯해 해외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고 해외 여행을 통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13개 메르스 백신 경합 중
메르스 환자 예방 백신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백신에 전 세계에서 개발하는 메르스 백신이 총 13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을 보면 가장 앞선 백신은 한국 진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메르스 DNA백신으로 나타났다.
DNA백신은 항체를 몸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기존 백신과 다르게 메르스 유전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조각을 떼내 몸에 넣어준다. 몸에 들어간 DNA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T세포’를 자극해 바이러스와 싸운다. 진원생명과학은 인체 임상 단계에 들어간 유일한 백신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진원생명과학의 미국 관계사인 이노비오 연구진은 쥐와 원숭이, 낙타에서 100% 예방 효과를 확인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연구진은 사람 세포에 달라붙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 유전자를 천연두 바이러스에 집어넣어 백신을 만들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도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어 영장류인 원숭이 실험에 성공했다. 이들 백신은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지난해 국내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 가운데 중증환자는 남성이 71%, 여성이 29%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평균과 비슷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취약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과 다른 양상도 나타났다. 중동은 천식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걸린 환자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선 그렇지만은 않았다. 충남대 의대 연구팀은 지난해 5~8월 충남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14명의 메르스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서 절반에 가까운 6명 환자가 만성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병원 등 의료시설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지였다. 지난해 메르스 확진 환자 186명 가운데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가 39명(21%)에 이른다. 순천향대와 경북대 간호학과 연구진은 지난 2월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메르스 사태 때 감염된 간호사 10명 중 7명은 환자가 메르스 확진 환자이거나 의심환자인지 모른 채 간호하다가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상적으로 지켜야 할 감염 예방을 위한 표준 지침을 적절히 시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유전자 변이 0.1%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2명의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4월까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태국, 바레인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의 토착화와 재전파를 걱정하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며 모습을 계속 바꾸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 8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메르스와 99.9% 일치했지만 0.1%에서 변이가 발견됐다는 결과를 올해 1월 발표했다. 의료계는 ‘0.1% 변이’가 전파력이나 치사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을 비롯해 해외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고 해외 여행을 통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13개 메르스 백신 경합 중
메르스 환자 예방 백신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백신에 전 세계에서 개발하는 메르스 백신이 총 13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을 보면 가장 앞선 백신은 한국 진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메르스 DNA백신으로 나타났다.
DNA백신은 항체를 몸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기존 백신과 다르게 메르스 유전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조각을 떼내 몸에 넣어준다. 몸에 들어간 DNA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T세포’를 자극해 바이러스와 싸운다. 진원생명과학은 인체 임상 단계에 들어간 유일한 백신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진원생명과학의 미국 관계사인 이노비오 연구진은 쥐와 원숭이, 낙타에서 100% 예방 효과를 확인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연구진은 사람 세포에 달라붙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 유전자를 천연두 바이러스에 집어넣어 백신을 만들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도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어 영장류인 원숭이 실험에 성공했다. 이들 백신은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