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구조조정 '동상이몽'] 정성립 "조선업 과잉설비 해소가 살 길…빅3가 30%씩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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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造船) 패권' 20~30년 후 중국으로 넘어가지만
3사 취약부문 없애면 과당경쟁 사라질 것
대우조선 4만명 고용…해체 땐 경제 타격
3사 취약부문 없애면 과당경쟁 사라질 것
대우조선 4만명 고용…해체 땐 경제 타격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이 “한국 조선업계의 설비과잉을 해소하지 못하면 모두 죽을 수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나란히 설비를 30%씩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조선사들이 각자 생산설비를 30%씩 줄여 ‘수주절벽’을 극복하자는 제안이다. 조선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우조선 해체론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반대했다.
정 사장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수주절벽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선제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조선업계의 설비 규모는 호황기였던 2013년 수준에 맞춰져 있다”며 “이후 중국의 부상, 글로벌 경기 침체, 국제 유가 하락 등의 변수가 발생했는데도 한국 조선업계 설비 규모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을 정리해 설비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는 조선업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부작용이 더 크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은 수주잔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조선사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을 없애면 대우조선이 보유한 경쟁력까지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대우조선이 약 4만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실직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저가수주에 앞장서는 등 과당경쟁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가를 절감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값에 응찰할 수 있던 것”이라며 “각 회사가 경쟁력이 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생산 규모를 30%씩 줄이는 게 과당경쟁을 없애는 지름길”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우조선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성능은 뛰어나지만 한때 운전자가 운전을 잘못해 사고가 난 차”라며 “운전자가 바뀌었는데도 한때 사고 난 차량이라고 폐차시키라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이 설비 감축을 제안한 이유는 한국 조선산업이 3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30년 뒤 한국은 결국 중국에 조선산업 대부분을 넘겨줘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최대한 그 시기를 늦추면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조선산업의 핵심은 인력인데, 한국 조선산업 인건비는 일본이나 유럽보다 비싸다”며 “유럽 국가들이 일본에, 일본이 한국에 조선산업을 넘겨줬듯 우리도 결국 중국에 넘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는 크루즈선박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조선사들이 크루즈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문화적인 이유가 크다”며 “크루즈선의 주요 이용객은 유럽인과 미국인인데, 이들이 좋아하는 문화 콘텐츠를 채워넣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하지만 중국인이 크루즈선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중국인을 겨냥한 크루즈선사가 늘어나면 크루즈선이 한국 조선사의 새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정 사장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수주절벽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선제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조선업계의 설비 규모는 호황기였던 2013년 수준에 맞춰져 있다”며 “이후 중국의 부상, 글로벌 경기 침체, 국제 유가 하락 등의 변수가 발생했는데도 한국 조선업계 설비 규모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을 정리해 설비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는 조선업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부작용이 더 크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은 수주잔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조선사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을 없애면 대우조선이 보유한 경쟁력까지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대우조선이 약 4만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실직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저가수주에 앞장서는 등 과당경쟁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가를 절감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값에 응찰할 수 있던 것”이라며 “각 회사가 경쟁력이 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생산 규모를 30%씩 줄이는 게 과당경쟁을 없애는 지름길”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우조선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성능은 뛰어나지만 한때 운전자가 운전을 잘못해 사고가 난 차”라며 “운전자가 바뀌었는데도 한때 사고 난 차량이라고 폐차시키라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이 설비 감축을 제안한 이유는 한국 조선산업이 3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30년 뒤 한국은 결국 중국에 조선산업 대부분을 넘겨줘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최대한 그 시기를 늦추면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조선산업의 핵심은 인력인데, 한국 조선산업 인건비는 일본이나 유럽보다 비싸다”며 “유럽 국가들이 일본에, 일본이 한국에 조선산업을 넘겨줬듯 우리도 결국 중국에 넘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는 크루즈선박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조선사들이 크루즈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문화적인 이유가 크다”며 “크루즈선의 주요 이용객은 유럽인과 미국인인데, 이들이 좋아하는 문화 콘텐츠를 채워넣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하지만 중국인이 크루즈선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중국인을 겨냥한 크루즈선사가 늘어나면 크루즈선이 한국 조선사의 새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