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상선 7000억 출자전환 추진
산업은행이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중인 현대상선 대출 및 회사채 7000억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17일 협약 채권단에 출자전환 안건을 부의한 뒤 오는 24일까지 동의 여부를 제출받을 계획이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 지분율이 40%대로 현대상선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산업은행이 마련한 출자전환 규모는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회사들이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보유한 현대상선 사모사채 약 8000억원 중 4000억원가량과 무담보대출 약 50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어치다.

안건이 가결되더라도 당장 출자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상선이 먼저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성공해야 한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협상을 위해 방한하는 해외 선주들과 18일 만나 협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면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비(非)협약채권자인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공모사채 약 8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어치도 출자전환할 방침이다. 모든 출자전환이 끝나면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200% 수준으로 낮아져 정부가 조성한 선박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출자전환은 현대상선이 지난 13일 새롭게 결성된 제3 글로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편입이 확정되면 이뤄진다. 이 경우 채권단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40%대가 되며,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을 자회사로 편입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규/안대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