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은 은퇴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서울 외곽 및 경기·광역시 등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가 도심을 메우는 방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주택 크기와 비용을 줄이고, 집의 활용 가치(임대사업용)와 주거 쾌적함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40~60㎡가 대세…집, 작을수록 돈 된다"
한국주택산업연구원은 1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미래 주거 트렌드’ 세미나를 열고 향후 10년간 나타날 주요 주거문화 특징을 이같이 발표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서울·경기 주거 소비자 1020명의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주거 트렌드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서울에 사는 베이비부머의 51.2%가 이주 계획을 갖고 있고 경기로 가겠다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원과 녹지가 가까운 주거지와 단독·다가구 주택 선호도도 높았다”고 말했다.

반면 에코세대는 서울 역세권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 크기를 줄이려는 베이비부머들과 달리 에코세대의 56.6%는 주택을 넓힐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원은 “모든 세대에 걸쳐 전용면적 60~85㎡의 우위가 지속되겠지만 소득 증가가 원활치 않을 땐 전용 40~60㎡가 대세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관리비 등 주거비가 절감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집, 월세 임대하기 좋은 집, 작아도 가구나 공간 변형이 가능한 기능 복합형 소형 주택, 첨단 보안·의료·정보기술(IT) 서비스가 접목된 스마트 주택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여유 없는 일상이 보편화되면서 녹지나 산, 공원과 가까운 ‘숲세권’ 입지가 미래 주거지를 선택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경 책임연구원은 ‘중장기 주거소비 선택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소비자 연령에 상관없이 임차 가구는 내 집을 가진 가구에 비해 자산 축적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2002~2014년 임차 가구의 소득 평균 증가율은 12%로 자가 가구의 24.9%보다 낮았다”며 “20대는 전체의 81%가 저소득층에 해당돼 향후 주거 불안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장·노년층 임차 가구도 주거비 때문에 생활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