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유보자산이 많은 기업이 적은 기업보다 투자나 고용에 앞장선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사내유보자산 상·하위 기업 비교’ 보고서에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비(非)금융업 기업 가운데 사내유보자산 상위 10대 기업(2015년 말 기준)의 지난해 총 투자액은 38조360억원으로 2014년의 24조6793억원보다 54.1% 늘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지난해 사내유보자산 하위 10대 기업의 투자액은 전년보다 45.4% 줄어든 4291억원에 그쳤다.

사내유보자산은 회사에 축적된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을 뜻한다. 사내유보자산이 많은 상위 10대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SK텔레콤, 롯데쇼핑,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 등이다. 이들 기업의 사내유보자산은 2013년 301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51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위 10대 기업은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삼부토건, 현대상선, 삼성엔지니어링, 아시아나항공, 대성산업, 고려개발, 동부제철, STX엔진 등이다.

사내유보자산이 많은 기업은 고용도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내유보자산 상위 10대 기업의 지난해 종업원 수는 2011년보다 1만2288명 늘어났고 종업원 1명당 인건비는 9151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10대 기업의 종업원 수는 같은 기간 63명 증가하는 데 그쳤고, 1명당 인건비는 6706만원이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사내유보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사내유보자산이 많은 기업이 국민 경제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를 내는 과정에서 이미 세금을 납부한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다시 한 번 물리자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논쟁을 멈춰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