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6월 금리인상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4월 CPI가 3월보다 0.4% 상승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0.3%를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상승률은 0.2%로 전달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8.1% 올라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휘발유 가격 때문에 전체 CPI가 상승한 측면이 있지만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만큼 기준금리 인상론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프리 래커 미국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는 전날 6월 금리인상을 지지할 만한 근거가 마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도 앞서 6월 금리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은 4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7% 증가하면서 석 달 만에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시장 추정치(0.3%)를 크게 웃돌면서 부진했던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4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연간 기준 추정치 117만건으로 한 달 전보다 6.6%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약 113만건을 예상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가 향방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통화정책의 주요 참고지표인 고용이 주춤해 지난달의 물가상승률이나 산업생산 증가율만으로 6월 금리인상을 점치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