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 방송광고 2016] 낯선 SSG가 '쓱' 다가왔다…어느새 소비자 마음속으로  '쏙'
우리는 어릴 적 친구들을 이름보다 별명으로 부르거나 기억한다. 어떤 사람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별명은 때로는 이름보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그렇게 별명으로 부르면서 더 친근한 사이가 된다. SSG.COM의 ‘쓱’은 소비자에게 SSG.COM을 알려주고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별명’으로 오래도록 기억하게 했다. 소비자에게 ‘쓱’ 다가와서 마음에 ‘쏙’ 드는 브랜드가 된 매력을 ‘쓱’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많은 브랜드가 영문 머리글자(initial)를 사용하면서 브랜드명에 담긴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거나 부르기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면에서 보면 SSG.COM은 상당한 약점을 지닌 브랜드명이라 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몰 등을 통합해 쇼핑 포털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했지만, 정작 인지도는 하위 브랜드몰보다 높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름을 바꿀 수도 없는 일. 이런 경우에 좋은 처방 중에 하나가 ‘펫네임’이다.

브랜드 펫네임은 판매사가 만들기도 하고 소비자가 붙이기도 하는데, 부르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운 펫네임은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G.COM의 ‘쓱’도 일종의 펫네임 역할을 한다. 광고에서 영어 좀 한다는 남자가 여자가 내민 ‘SSG’를 ‘쓱’으로 읽는 것은 네티즌 사이에 영문 머리글자 브랜드를 읽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이런 브랜드 펫네임에 익숙한 많은 소비자가 ‘SSG를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ㅅㅅㄱ’에 공감하고 ‘쓱’에 감탄했을 것이다. 이것이 광고를 한 번만 본 사람도 SSG.COM이라는 브랜드를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쓱’은 브랜드를 쉽게 기억하게 하는 펫네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백화점 상품 그대로 모바일에서 쓱’, ‘한 번에 쓱’, ‘오전에 장보면 오늘 쓱 배송’ 등의 광고문구 캠페인을 통해 ‘쓱’의 의미를 확장했다. 편리한 쇼핑, 간편한 쇼핑, 빠른 쇼핑을 나타내는 의미로 ‘쓱’을 사용하면서 SSG.COM이 편리하고 간편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같은 단어로 전달하고 있다. 영문 머리글자를 쉽게 읽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쇼핑 포털로서의 특징까지 담아내고 있다.

‘쓱’ 캠페인은 언어적 유희가 만들어내는 재미와 함께 시청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진한 파스텔톤의 배경세트는 미술작품에서나 접할 수 있는 색감이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여기에 광고모델의 무표정하고 무심한 듯한 표정은 우리가 이전까지 알고 있던 모델의 모습과 다른 신선함을 제공한다.

다소 과한 듯한 표정과 감정으로 소비자에게도 똑같은 감정을 가져보라고 호소하는 듯한 표정이 아니다. 무심한 듯한 표정은 오히려 광고모델이 주고받는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약간은 복고스러우면서 유머스럽기까지 한 진지한 표정으로 주고받는 사소한 대화가 주는 재미가 있다. 광고모델이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에는 배경음악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가 ‘쓱’과 함께 강한 비트음을 등장시키는 것도 브랜드를 더 강하게 기억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쓱은 ‘슬그머니 내밀거나 들어가는 모양’, ‘슬쩍 사라지는 모양’, ‘빨리 지나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 짧은 단어는 이제 쇼핑하는 많은 순간에 소비자의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제품을 ‘쓱’ 사고, ‘쓱’ 배송되는 제품을 받고 마음에 ‘쓱’ 들어 할 것이다. SSG.COM이 아닌 쇼핑몰을 이용하는 순간에도, 심지어 일상생활 중에서 누군가 ‘쓱’이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SSG.COM을 떠올리는 일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쓱’ 캠페인의 가장 큰 성공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기업에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자사 브랜드를 떠올린다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

흔하게 사용되는 아이디어를 자신의 브랜드에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하지는 못하며, 자신의 브랜드에 맞게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SSG.COM은 트렌드를 읽어서 브랜드에 맞게 활용하고,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신명희 <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겸임교수 >